epl.told: 스털링과 리버풀이 싸우면 맨시티는 웃지요

홍재민 2015. 7.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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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군대 가면 삽질을 열심히 한다. 땅을 판다. 다시 메운다. 파고, 메우고, 다지고, 다음날 또 파고. 삽질의 끝은 삽질이다. 전투 훈련에 매달려야 할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다. 군대의 매력이다.

축구선수는 뭘 해야 할까? 훈련이다. 연습. 기본체력을 강화하고 볼을 다루는 기술을 연마한다. 헤딩이 약한 선수는 공중 볼 다툼 연습을 하고, 킥이 약하면 볼을 죽 늘어놓고 열심히 때린다. 올해 21세가 되는 선수라면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성장해야 하니까. 그렇지 라힘?

#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먼저 팩트를 정리한다. 스털링은 2011-12시즌 막판 프로 데뷔했다. 리버풀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17년 107일)였다. 시즌 종료 후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브렌단 로저스는 스털링을 미국 투어에 데려간다. 어린 선수들을 집합시킨 로저스는 스털링을 가리키며 "내가 말할 때 너 말대꾸하면 당장 집으로 돌려보낼 거다"라고 꾸중한다. 스털링은 "저 말대꾸 안 했는데요"라고 말대꾸했다. (미국 '폭스 사커' 제작 다큐멘터리 'Being: Liverpool' 참조)

2012-13시즌 스털링은 본격적으로 뜬다. 11월 잉글랜드 A매치에 데뷔했다. 12월 리버풀은 재계약을 제시했다. 주급 2천 파운드(약 347만원)을 3만 파운드(약 5216만원)으로 인상하고 기간을 2017년까지 연장했다. 스털링은 계속 잘나갔다. 2013-14시즌 38경기 10골, 2014-15시즌 47경기 11골을 기록했다.

2015년 4월 리버풀은 주급을 10만 파운드(약 1억7389만원)로 올려주겠다고 했다. 스털링은 이를 거절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에이전트 에이디 워드는 <bbc> 인터뷰를 주선한다. 여기서 스털링은 "나는 돈을 위해 뛰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론이 더 나빠졌다. 무안해졌는지 워드는 "주급을 90만 파운드 줘도 리버풀과는 절대로 계약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 시즌이 끝났는데

2014-15시즌이 끝나자 싸움은 본격적으로 뜨거워진다. 리버풀은 스털링의 몸값에 5천만 파운드라고 적었다.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가 3천만 파운드를 슬쩍 던졌다. 거절당했다. 열흘 뒤 4천만 파운드라고 다시 넣었다. 거절당했다. 이후 지금까지 새 이적 제안은 없는 상태다. 리버풀은 5천만 파운드를 고수하고, 맨시티는 금액을 맞출 의사가 없어 보인다.

현재 스털링은 리버풀의 모든 공식 일정에 불응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및 호주 프레시즌 투어에 본인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주 팀 훈련에는 "아파요"라며 나오지 않고 있다. 리버풀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고의적 태업이라고 판단되면 징계를 내리면 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리버풀은 잘 알고 있다. 2년 전 루이스 수아레스 조교의 '각 잡힌' 시범이 있었다.

# 스털링의 이유

자기를 원하는 클럽이 많은 현실이 자기 편이라고 믿는다. 특히 프리미어리그(EPL) 내에서는 몸값이 금값이다. 우선 잉글랜드 국적자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파이낸셜페어플레이(FFP) 규정에서 자유롭다. 어리다. 올해 겨우 21세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스무 살이다. UEFA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스무 살짜리 자국 선수는 비쌀 수밖에 없다.

다른 이유는 신뢰관계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스털링은 리버풀과 로저스 감독을 모두 믿지 않는다. 프레시즌 불참을 '비밀스럽게' 요청했는데, 다음날 모든 언론에 공개되었다. 상호간 대화를 클럽 측이 일부러 퍼트려 자신을 '나쁜 놈'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 스털링의 불만이다. 아쉽게도 칼자루를 리버풀이 쥐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해 10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스털링은 로이 호지슨 감독에게 찾아가 "피곤하니 교체로 뛰고 싶다"라고 말했다. 호지슨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스털링과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그 일로 스털링은 순식간에 '시즌 개막 두 달 만에 피곤해서 대표팀 선발을 거부하는 스무 살 청년'이 되었다.

# 맨시티의 여유

스털링과 한배를 탄 것처럼 보였던 맨시티가 최근 들어 갑자기 잠잠해졌다. 왜냐면 괜히 안 나서도 될 것 같으니까.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털링이 알아서 흙탕물에서 뒹굴어주고 있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시티는 4천만 파운드 이상 제시할 의사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한다. 스털링과 리버풀의 싸움을 한 발짝 물러나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스털링의 삽질이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맨시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리버풀의 분노가 누그러지기를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 캐러거는 "지금 상황은 리버풀의 몸값 고수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맨시티는 이미 스털링 측과 교감을 나눴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책임질 순 없는 노릇이다. 이런 선수를 5천만 파운드씩 주고 데려온들 맨시티 팬들이 기뻐할 지도 의문이다.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면 몰라도 이 아이는 아직 스털링이니까.

글=홍재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BBC'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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