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빈 글러브, 실수인가 기만인가?

김원익 2015. 7. 9. 22: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김광현(SK)이 눈부신 역투를 펼쳤지만 석연찮은 플레이로 논란도 남겼다.

김광현은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1인 8회 2사부터 교체돼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김광현의 역투와 삼성 김재현의 끝내기 안타로 회자되어야 할 경기 더욱 관심이 쏠린 장면은 따로 있었다. 그것도 논란이다.

9일 대구 SK-삼성전 4회 2사에서 내야에 튀어 떠오른 박석민의 타구는 SK 1루수 브라운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사진=중계화면 캡처
문제의 사건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섰던 4회였다. 3회까지 2안타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은 김광현은 4회 2사 후 최형우에게 우중간 방면의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박석민에게도 내야에 높게 뜨는 타구를 허용했다. 3루수 김연훈과 투수 김광현, 1루수 브라운까지 재빨리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뛰어왔지만 투구도 잡지 못하면서 크게 바운드가 됐다.

근처까지 접근한 김광현과 브라운이 동시에 글러브를 내밀었다. 타구가 빨려들어간 곳은 브라운의 글러브. 함께 손을 뻗었지만 공을 잡지 못했던 김광현은 달려가던 관성 그대로 빈 글러브를 뻗어 최형우를 태그했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삼성 더그아웃에서도 누구도 항의 하지 않았을 정도로 깜쪽같은 장면. 곧바로 공수교대가 되면서 김광현은 벤치로 들어갔고, 이후 8회 2사까지 투구를 마쳤다.

의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더해 몸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타구가 글러브에 들어온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태그를 했다고 볼 수도 있는 장면.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기 흐름을 확연하게 바꾼 외부 변수가 됐다.

거기에 ‘속임수의 여지가 있는 플레이라는 점’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해당 장면을 본 한 야구인은 “마음이 급해 빈 글러브로 태그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신의 손에) 공이 없었던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가 주자의 아웃 판정 이후 잠자코 들어가는 것은 너무 아쉬운 행동”이라며 김광현의 대처를 비판했다.

9일 대구 SK-삼성전 4회 2사에서 김광현이 빈 글러브로 최형우를 태그했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사진=중계화면 캡처
다수의 누리꾼들과 야구팬 역시 김광현의 사후 대처에 대해서 비판을 보내고 있는 상황. 옹호하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 야구인은 “세 명의 야수가 몰려있던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김광현은 자신의 태그에 의한 아웃인지 헷갈렸을 수도 있다. 곧바로 공수교대가 이루어지면서 (고백의) 타이밍을 놓쳤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평소 강한 승부근성의 김광현이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를 잡기 위해 빈 글러브를 뻗은 것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글러브 안에 공이 없는 것을 뒤늦게라도 확인하고서도 그대로 상황을 지나쳤다면 결국은 기만행위다.

삼성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경기다. 선취점을 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1점을 내지 못한 것은 물론 추가 공격 기회까지 빼앗기고 8회 2사까지 김광현에게 끌려갔다.

삼성의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 역시 7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광현이 SK와 KBO리그에서 갖고 있는 위치를 감안한다면 더욱,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SK는 연장 11회 김재현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1-2로 패했다.

[one@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