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유전자변형식품 '안전은 묻지마'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수입량이 늘고 식용유를 비롯해 GMO가 주재료인 가공식품 생산량도 늘었지만 관련 정보들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안전성 논란이 불식되지 않는 GMO에 대해 소비자들은 GMO 사용 표시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년이 넘도록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농업용 GMO의 안전성 검증 과정을 담은 보고서는 절반 이상이 비공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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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펴낸 ‘GMO 수입 현황과 시사점’을 보면 2008년 155만3000t이던 식용 GMO 수입량은 지난해 228만3000t으로 약 47.0% 늘었다. 주로 사료에 쓰이는 농업용 GMO 수입량도 2008년 701만9000t에서 지난해 853만8000t으로 21.6% 증가했다.
GMO 농산물의 수입도 점차 늘어나 수입곡물 중 GMO의 비중은 2010년 56.6%에서 지난해 58.8%로 늘었다. 특히 수입 대두 중 GMO 대두의 비중은 2012년 72%에서 지난해 77%로, 수입 옥수수는 43%에서 52%로 각각 5%포인트, 9%포인트 증가했다.
수입 GMO는 주로 식용유와 과당 제조에 쓰인다. 이 제품들의 생산량은 2008년 이후 대체로 늘어나고 있어 소비자가 가공식품을 통해 GMO를 섭취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는 곡물자급률이 낮아 GMO 수입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GMO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다. GMO를 섭취한 동물들의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수명이 줄어들었다는 실험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GMO가 포함되지 않은 식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지만 GMO가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없다.
현행 GMO 표시제도에서는 가공식품에 GMO가 첨가돼도 ‘유전자변형 DNA’가 발견되지 않으면 GMO 함유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3월 모든 식품에 GMO 사용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식약처에 요청했지만 1년3개월이 지나도록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표시제도 개선 협의체가 열리긴 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며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식품기업들의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가공식품의 GMO 함유 여부를 공개하는 것은 상품 선택에 대한 소비자 주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농업용 GMO 역시 정보공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에는 매달 식용 GMO와 농업용 GMO의 안전성 승인 결과가 공개된다.
식용 GMO의 안전성 심사 과정을 요약한 보고서는 대부분 공개된 상태다. 반면 안전성을 승인받은 농업용 GMO 114종 중 69종은 안전성 심사 과정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농업용 GMO의 안전성을 심사하는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국가 전산망과의 연동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공개되지 않은 보고서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훈기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는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GMO 안전성 관련 정보는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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