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떠나는 에닝요와 보내는 전북의 마지막 예의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올 시즌을 앞두고 중국 프로축구 무대를 정리하면서 전북현대로 돌아온 ‘녹색독수리’ 에닝요가 또 다시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렸다. 자신의 기량이 안팎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 팀을 떠나기로 했다. 계약기간 1년이 남아 있으나 이쯤에서 떠나는 것이 자신과 팀을 위해 낫다고 생각해 구단과의 상호 합의 하에 중도하차를 결정했다.
중국 장춘 야타이를 떠나 지난 1월 1년6개월 만에 전주성 컴백을 선언했던 에닝요가 6개월 만에 전북 유니폼을 벗는다. 에닝요는 7일 이미 클럽하우스에 있는 자신의 짐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8일 오전 전북의 한 관계자는 “팀을 떠나는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에닝요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전북 관계자는 “올해 초 안팎의 많은 기대를 받고 팀에 들어왔으나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강희 감독이 6월까지도 많은 출전 기회를 제공했으나 예전만큼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에닝요 자신이 많이 답답해했다. 더 늦기 전에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독단적인 통보는 아니었다. 전북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어쨌든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나는 것인데 에닝요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까지의 에닝요와 전북 구단의 관계, 에닝요와 최강희 감독의 좋은 관계를 감안할 때 선수 혼자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로 교감이 있었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전북과 최강희 감독도 처음에는 만류했다. 하지만 심사숙고 끝에 에닝요의 의사를 존중키로 했다. 전북 관계자는 “구단과 최강희 감독을 위한 에닝요의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서 최강희 감독이 다른 선수를 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지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별 절차는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이야기는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전북이 오늘(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와 홈 경기를 갖는데, 하프타임 때 에닝요가 필드에 나와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할 것”이라는 소식을 귀띔했다. 전북도 공식적인 무대를 만들어 특별한 존재였던 에닝요에 대한 마지막 예우를 준비하고 있다.
2013년 여름부터 2014년까지 장춘 야타이에서 뛰던 에닝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돌아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야망을 품고 있던 최강희 감독도 큰 경기에 강한 에닝요를 원했다. 하지만 심리적인 부담과 체력 저하로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펼치지 못했다. 에닝요는 올 시즌 정규리그 17경기에서 1골2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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