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질환 있으면 뇌경색·당뇨병 위험 2배 '껑충'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 7. 8. 06:30 수정 2015. 7. 8. 18: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치아·잇몸 사이서 자란 세균 혈관 파고들어 온몸 공격해 주기적으로 스케일링 하고 잇몸약 먹으면 회복 도움

직장인 최모(43)씨는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입냄새가 심하다는 걸 알게 됐다. 양치질을 하고 마스크를 써도 입냄새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평소에도 가끔씩 양치질을 하다 피가 나는 경우도 있던 최씨는 최근 치과를 찾았다. 그 곳에서 치아와 잇몸 사이(치은열구) 깊은 곳까지 염증이 생긴 치주염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잇몸에 자리잡은 세균이 잇몸을 공격하면서 생긴 염증물질이 입냄새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치아와 잇몸 사이 깊은 곳에 생긴 치석과 염증을 긁어내는 '딥스케일링' 치료를 받고 있다.

◇잇몸 염증 방치하면 혈관질환 생겨

잇몸질환은 감기 다음으로 흔한 병이다. 잇몸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매년 20% 이상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을 찾은 잇몸질환자는 1289만6270명이나 된다. 잇몸질환은 입 속 세균이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남아 있던 음식물을 먹고 번식하면서 발생한다. 세균이 번식하면 백혈구가 몰려들고 그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한다. 대한치주과학회 민경만 공보이사(서울메이치과병원 원장)는 "염증이 심해지면 잇몸뼈를 공격해 뼈가 녹아내리고 입속 세균이 혈관을 파고 들어 온몸을 공격한다"며 "잇몸질환이 있으면 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잇몸질환과 혈관질환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잇몸질환이 있으면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14%, 뇌경색 발생 위험은 111% 높다. 또 잇몸질환이 있는 임신부는 염증때문에 생긴 독소가 자궁을 수축하는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쳐 조산을 유발한다. 민 이사는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임신 전에 미리 스케일링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뇨병 잘 생기고 합병증 쉽게 진행

잇몸질환이 있으면 당뇨병이 잘 생기고 합병증이 더 쉽게 진행된다. 미국 콜럼비아 의대 연구팀이 당뇨병이 없던 일반인 9296명을 17년 동안 추적조사했더니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당뇨병이 2배로 많이 생겼다.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진지발리스 균이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 기능이 떨어지면서 포도당 대사 이상이 유발된다. 당뇨병 환자가 잇몸질환이 있으면 상처가 잘 안 아물고 회복이 더뎌져 당뇨합병증 위험은 4배, 혈당관리가 잘 안 될 가능성은 6배라는 미국 텍사스대 연구결과가 있다. 잇몸질환이 있어 음식물을 충분히 씹지 못하게 되면서 소화가 잘 안 되고 영양분 흡수도 어려워져 혈당 조절이 힘들어진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다시 잇몸질환에 취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잇몸치료 중 약도 도움

민경만 이사는 "잇몸질환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생기는 생활습관병"이라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잇몸질환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칫솔질을 할 때 세균이 자라기 쉬운 치은열구를 집중적으로 닦고, 치간칫솔이나 치실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빼주면 된다. 아무리 칫솔질을 잘 한다고 해도 세균 덩어리인 치태는 낄 수 밖에 없다. 치태가 굳으면 치석이 되는데, 치석은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스케일링은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잇몸질환 치료를 받는 사람은 '인사돌' 같은 약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이 약은 잇몸뼈와 치주인대를 튼튼하게 하고 잇몸병을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는 성분이 들었다. 민경만 이사는 "잇몸 치료 후 조직이 치유되는 과정에 약이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며 "하지만 치과치료는 받지 않고 약만 먹어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