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말하다]⑤ "결혼 적령기 30~33세, 비용은 5000만~1억원"

박의래 기자 2015. 7.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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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본인이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 늦어져

20대 61.9% "부모님 도움 안 받고 결혼 하겠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오현승(29·가명)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국내 대기업에 취직한 직장인 3년차다. 오씨는 현재 여자친구가 없지만 있다고 해도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오씨는 "친구들 중에도 여자들은 결혼한 친구들이 있지만 남자들 중에서는 결혼한 친구가 거의 없다"며 "결혼은 2~3년 후에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로 경제적 준비를 꼽았다. 오씨는 "여자친구가 있어도 경제적으로 준비가 덜 돼 있어 당장 결혼은 힘들 것 같다"며 "집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가 리서치 전문기업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의 20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6.4%가 결혼 적령기를 30~33세라고 답했고 34.3%는 26~29세라고 응답했다. 이 중 남성 응답자는 30~33세라는 대답이 62.8%였고, 26~29세는 27.6%였다. 여성의 경우에도 30~33세라는 대답이 49.4%로 가장 많았고 26~29세라는 응답은 41.6%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의 초혼연령은 32.4세였고 여성은 29.8세였다.

연령별로 봤을때 20~23세의 경우 결혼 적령기가 26~29세라는 대답이 42.4%나 됐지만 연령이 올라갈 수록 줄어들어 27~29세의 경우에는 22.5%만이 26~29세가 결혼 적령기라고 답했다.

20대가 30세 이상을 결혼 적령기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결혼 비용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임선영(29·가명)씨는 3년의 연애 끝에 지난 6월 결혼을 했다. 친구들 중에는 빨리 결혼하는 편에 속한다. 33세인 남편이 결혼 적령기고, 어차피 결혼할 사람이면 더 늦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결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려다 보니 결혼 비용이 너무 컸다. 서울에 17평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데만 2억2000만원이 들었다. 예단도 생략하고 예물도 결혼 반지만 하는 등 최소화 했지만 웨딩촬영에 드레스, 결혼식, 신혼여행에만 3000만원이 들었다. 임씨와 임씨 남편이 결혼 전 직장생활로 모은 돈은 5000만원이었고, 양가 부모님이 1억5000만원을 보태줬다. 그래도 모자라는 5000만원은 대출을 받았다.

임씨는 "남들이 하는 걸 다 하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너무 큰 돈이 들었다"며 "부모님 도움이 없었다면 결혼을 몇년 더 미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대방을 제외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할 결혼 비용으로 51.9%가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5000만원 이하라는 대답은 32.4%였다. 성별로는 남성은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 56.8%로 가장 많았고 5000만원 미만은 20.8%, 1억원 이상~1억5000만원 미만은 18.3%였다. 반면 여성은 46.4%가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었고 5000만원 미만은 45.2%, 1억원 이상~1억5000만원 미만은 6.9%여서 상대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최승미(29·가명)씨는 집 문제가 해결돼 비교적 순조롭게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최씨는 대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집은 지방이어서 서울에서 혼자 독립해 생활한다. 최씨는 3살 연상인 남자친구와 결혼하면 남편 직장이 있는 강원도로 갈 생각이다. 임씨와 달리 양가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혼 비용은 남편과 둘이 해결해야 한다.

최씨는 결혼식 예산으로 10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 예단은 생략했고 예물도 예비 신랑과 연애할 때 나눴던 커플링으로 대신 하기로 했다. 드레스는 결혼식장과 연계된 곳에서 가장 싸게 할 생각이고, 웨딩촬영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야외 공원에서 할 생각이다.

최씨는 "두 사람 힘 만으로 결혼비용과 살 집까지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남편 직장에서 사택이 나오면서 집 문제가 해결 돼 결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집 문제가 해결 안 됐다면 언제 결혼할 수 있을지 기약없는 연애만 계속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10명 중 6명(61.9%)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결혼식을 치를 계획이라고 답했다. 전체 20대의 11.4%는 '도움을 받고 싶지 않고 부모님도 여력이 없다'고 답했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가능하지 않다'는 대답은 10.3%, '부모님이 도와줄 수 있지만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대답은 10.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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