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한 골퍼, 캐디가 운전한 카트에서 떨어져 중상..누구의 책임?

2015. 7. 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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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전날 과음으로 골프를 칠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한 골퍼가 골프장 측의 안내에 따라 숙소로 이동하던 중 카트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다면, 관리 책임이 있는 골프장에게도 과실을 물을 수 있을까.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A씨가 골프장을 상대로 1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7월 동료와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골프여행을 떠났다. 도착 당일 라운드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면서 소주 2병 반과 맥주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셨다. 다음날 아침 7시부터 동료와 다시 골프를 치기로 했지만, A씨는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아 라운드 전 스트레칭도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래서 A씨의 동료는 담당 경기진행요원(캐디)에게 A씨를 숙소로 데려다 줄 것을 요청했다. 동료의 만류에도 '라운딩을 계속하겠다'고 우기던 A씨는 동료와의 승강이 끝에 결국 골프장 측이 가지고 온 2인용 카트에 태워져 숙소로 이동했다. A씨는 카트에 앉자마자 졸기 시작했고, 캐디는 A씨를 데리고 내리막길을 혼자서 운전해 내려가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다른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카트를 잠시 세웠다. 그 순간 A씨는 중심을 잃고 쓰러져 아스팔트 도로에 머리를 부딪치며 중상을 입었다.

A씨 측은 '골프장 측이 술 취한 원고의 상태를 고려해 안전장비가 설치된 카트에 태우거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안전 배려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사고가 났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운전 중 안전배려 의무를 위반한 캐디보다는 술에 취해 무리하게 골프를 치려 한 A씨의 과실이 훨씬 크다고 보고 골프장 배상 책임을 10%로 제한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봤다. 즉 A씨가 술에 취해 졸고 있었으므로 캐디로서는 A씨의 상태를 주시하며 카트 밖으로 쓰러지는 등 만일의 사고를 대비했어야 할 의무가 있기는 하지만 골프장보다는 A씨의 잘못이 더 크다는 취지다.

1심은 A씨가 과음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골프를 치려고 한 점을 고려해 A씨의 과실비율이 90%, 골프장 책임은 10%라고 판단했다. 2심도 카트에서 손잡이를 잡는 등 스스로 안전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A씨의 과실이 훨씬 크다고 봐야 한다며 과실비율을 유지했다./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뉴스팀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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