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대전-전북 '가짜 휘슬' 논란, 답은 연맹이 내야

풋볼리스트 2015. 7. 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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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지난 주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대전시티즌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클래식 2015' 20라운드 경기는 선두와 꼴찌라는 격차에도 7골이 나오는 난타전이 펼쳐져 팬들을 열광시켰다. 대전은 공격적인 자세로 디펜딩 챔피언을 몰아붙였고, 후반 추가 시간 50분에 전북이 결승골을 터트려 4-3으로 승리했다.명품 대결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경기의 뒷맛은 그리 개운하지 않았다. 이동국의 결승골이 터지기 직전에 나온 휘슬 소리 때문이다. 문전 혼전 중 대전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대전 골키퍼 박주원이 골라인 아웃되는 순간 공을 걷어냈다. 공을 놔두면 전북에 코너킥 공격 기회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박주원이 공을 멀리 걷어냈는데, 휘슬 소리가 울렸다. 선수들은 잠시 멈췄고, 공은 하프라인 부근까지 굴러갔다. 경기는 속행되었다. 주심이 분 휘슬이었다면 경기는 중단되고 코너킥이 진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부심은 깃발을 들지 않았고, 주심도 최철순이 흐른 공을 잡아 크로스 패스를 시도할 때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았다.최철순이 문전으로 보낸 공이 기점이 되어 몇 차례 공이 오고 간 끝에 이동국의 결승골이 되었다. 경기는 그대로 전북의 4-3 승리로 끝났다. 대전 구단 직원이 실전 직전의 휘슬에 대해 경기 감독관에게 문의했다. 김용세 경기 감독관은 이날 경기를 담당한 박진호 주심에게 휘슬을 불었냐고 물었다. 박 주심은 "불지 않았다"고 했고, 부심 등 심판진 모두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다고 밝혔다.인터넷상에는 경기 중계 영상을 통해 휘슬 소리가 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 명확하게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도 떠돌고 있다. 대전 팬들은 주심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일 경기분석위원회를 열어 문제 상황을 면밀히 분석했다. 여러 정황상 주심이 분 휘슬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정규 교육을 받고 프로 주심이 되었다면 상식적으로 부심의 판단 없이 골 라인 아웃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없으며, 불었다고 하더라도 계속 플레이가 진행되는 것을 놔둘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오심을 내리기에는 주심의 기본 소양에 대한 문제인데다, 주심이 부인했기 때문에 가짜 휘슬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대전 구단 측은 7일 연맹을 방문했다. 논란이 된 상황에 대해 대전의 입장은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는 것이다. 양 측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한쪽이 100%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주심이 뒷 모습으로 멀리 잡혔기 때문이다. 휘슬이 울린 순간 주심의 손동작에 대해 연맹은 자신이 분 휘슬이 아니니 경기를 속행하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은 주심이 휘슬을 부는 동작으로 판단했다.

연맹은 주심의 발언을 믿는 쪽이다. 대전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전도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는 명확한 증거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나온 경기 결과는 바뀔 수 없다. 실점 상황의 책임은 결국 집중력을 유지 하지 못한 대전 수비진에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휘슬 소리가 경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연맹은 더 명확한 결론을 내리고 팬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주심이 휘슬을 불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엄한 징계가 필요하고, 관중석에서 울린 휘슬이라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가짜 휘슬에 무게를 두고 있는 연맹은 사후 재발 방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재발 방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우선 대전-전북전의 사안에 대해서도 명쾌한 정리가 필요하다. 연맹의 설명은 논리적으로 납득할 만하다. 그러나 정황상 한 가설이 유력하다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만연한 심판에 대한 불신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명확한 답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반박이 불가능한 확실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휘슬의 패턴이나 성문 등 주심의 휘슬이 해당 장면의 휘슬 소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리적인 해명이 필요하다. 이대로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그 동안 투명한 심판 판정을 위해 시도한 연맹의 다양한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가짜 휘슬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다시는 경기와 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연맹은 "이와 같은 사례가 올 시즌 들어 처음"이라며 즉각 대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번에도 이 같은 일로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나온 뒤에 대응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축구 경기장에서 팬들이 입으로 휘슬 소리를 내거나, 응원 도구를 통해 휘슬 소리로 착각될 만한 소리를 내는 일은 적잖이 있어왔다. K리그 감독을 맡았던 모 전 감독에 따르면 한 경기장에서는 장내 방송을 통해 관중들에게 휘슬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 이야기를 한 일도 있었다.경기 중단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 나오는 휘슬에 선수들이 속지 않지만, 대전-전북전과 같이 애매한 상황에서 나온 휘슬은 선수들의 판단과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 가짜 휘슬이 아니라 주심이 사용하는 진짜 휘슬을 경기장에 가져와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없다.현재 K리그 경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연맹은 속수무책이다. 휘슬 소리를 낼 수 있는 물품 반입은 관중 입장 시 체크되지 않고 있다.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의 시민의식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위협에 대해 연맹은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신명준 연맹 차장은 "이 부분에 대해 홈 경기 개최 구단과 협조해 대비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했다. 소를 잃어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아직 연맹은 소를 잃지 않았다. 대전-전북전의 휘슬 논란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지운다면 잃어버린 소를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튼튼히 외양간을 수리한다면 더 이상 휘슬 논란으로 명승부에 흠집이 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사진=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히든트랙] '반전 순위' 인천에 없는 것, '부상'[히든트랙] '최용수 해프닝' 보는 시선이 불편한 이유[WK리그] 경기장 밝힌 반가운 손님 '언니부대'[EPL FOCUS] 맨유 리빌딩의 신호탄, '나니 이적'[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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