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가 뭐니? 1화] 은행 계좌 옮기면 휴대폰 옮기듯 사은품을 주나요?

권순우 2015. 7. 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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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순우 MTN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계좌이동제 1단계가 시행됐습니다. 계좌이동제는 새로운 은행이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면 이전에 이용하던 계좌에 연동된 자동이체를 한번에 옮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어떤 서비스 인지 직접 한번 해보겠습니다.

첫 화면에 자동이체 조회/해지하기 버튼이 있습니다.

개인 정보 처리에 동의하고 주민번호와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합니다.

제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에는 16건의 자동이체가 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도 뭐가 있군요. 저는 신한은행은 안쓰는데 왜 있을까요?

아. 저 대학교 다닐 때 학교 통장이 조흥은행이었는데, 그게 신한은행으로 바뀌었네요. 10년 전에 해놓고 잊고 있었던 게 아직도 있었습니다. 해지해야겠습니다.

카드요금, 보험료, 전기세, 수도세 등이 있군요.

제 통장에 어떤 자동이체 계약들이 연결돼 있는지도 몰랐는데 쉽게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아직은 조회와 해지만 가능하지만 10월부터는 변경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계좌이동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123억이 들고, 매년 20억원의 유지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런 비용을 들여서 자동이체 관리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쉽게 은행을 갈아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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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지 깜짝 놀랐습니다.

주거래통장으로 쓰이는 수시입출금식 통장 계좌 점유율은 국민은행이 23%로 1위입니다. 신한은행이 13.6%, 우리은행이 12.9%, 농협은행이 12.2% 순입니다.

국민은행의 독주는 금융환경 변화, 회사간 경쟁이 무색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싸우다가 둘다 쫓겨난 KB사태가 있었지요. 손님들 국민주택채권을 은행 직원이 빼돌리고, 도쿄에서 부당 대출을 했다가 영업정지를 맞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국민은행 문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 때도 점유율은 22.7%였습니다.

남양유업은 일개 영업 직원이 갑집을 했다가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받았지요. 그런데 은행은 그 난리통에도 고작 0.3%포인트 점유율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비전문가들이 은행 낙하산을 선호하나 봅니다. 유해진씨의 광고문구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도 수억원대의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왜 그렇게 사람들은 주거래은행을 안바꿀까요?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융 소비자들이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지 못한 이유는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고 바빠서'가 58.1%로 가장 높았고 '자동이체 항목을 직접 변경해야 해서'가 33.5%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귀찮아서 안 바꾼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뭐 귀찮음을 감수하고 바꿀 정도로 대단히 다른 은행이 좋지도 않아서겠지요.

계좌이동제가 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2013년 계좌이동제를 도입한 영국에서는 1년여 만에 175만 계좌가 이동을 했다고 합니다.

대형사들이야 '별다른 게 있겠어' 하는 마인드로 방심하던 사이 중소형 은행들이 엄청나게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가장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할리팩스는 신규 고객에게 일시금으로 15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단행해 수십만 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합니다.

결국 1위 은행인 바클레이스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 4월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고객에게 연간 30만원까지 캐시백을 해주는 '블루 리워드' 서비스를 시행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인터넷을 KT에서 SK로 바꿨는데 40만원 상당의 상품을 주더군요. 그런 양상이 은행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올해부터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가 시행됩니다.

또 변화에 적응하기에 몸이 무거운 은행과 달리 가볍게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출범합니다.

이제 은행들 에어컨 빵빵한 지점에 앉아서 영업을 하던 좋은 시절은 다 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경제금융부 권순우 기자였습니다.

권순우 MTN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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