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유승민 이어 내각에도 '자기정치' 경고(종합)

이준기 2015. 7. 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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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행로 있을 수 없을 것"..내각에도 '군기잡기'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진행 "7월7일은 행운의 날"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7일 경제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행로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이어 내각에도 ‘자기 정치’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는 모든 경제주체가 함께 손을 잡고 노력할 때 불황을 극복하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개인적인 행로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평소처럼 내각에 경제와 민생에 ‘올인’ 해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행간을 보면 ‘버티기 모드’로 일관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정인’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유 원내대표를 향해 ‘자기 정치를 위해 민의를 외면했다’는 취지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새누리당이 8일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의총을 열기로 한 상황인 만큼 친박(친박근계)계의 ‘결집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으로는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정치인 장관들에 대한 사전 경고성 멘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 준비를 위해 당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일부 국무위원이 국정 챙기기보단 지역구 표 닦기 등 자기 정치에 나설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10여 분간의 모두발언에서 단 한 줄에서만 ‘의미심장’ 한 발언을 했을 뿐, 대부분은 그리스발(發)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우리 경제 악영향 최소화,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 통과 필요성, 임금피크제 도입을 비롯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경제 이슈로만 꽉 채웠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동시에 ‘민생·정책’에 집중하는 ‘나 홀로’ 행보의 일환인 셈이다. 특히 여권의 내홍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를 향한 추가 언급이 자칫 ‘유승민 찍어내기’로 비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국무회의는 유 원내대표를 정조준하면서 무거웠던 지난달 25일 회의 때와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하면 어떻게든 성과가 날 것’이라며 독려했고, ‘다 같이 잘해보자’라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오늘은 7월7일로 행운의 숫자가 2개나 들어간 날”이라며 “이번에 세계문화유산 등재에서 성과를 거뒀고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데이터 개방 지수 평가에서 1등을 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도 배출하는 등 아주 좋은 소식이 연달아 있어서 참 기쁜 날”이라고 했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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