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으니 하나 더 낳아라"

이유주 기자 2015. 7. 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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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s Voice] 전업맘을 힘들게 하는 말말말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일하랴 집안일하랴 워킹맘도 워킹맘대로의 고충이 있겠지만, 하루종일 애보랴 남편 뒷바라지하랴 전업맘들의 고충도 워킹맘 못지 않을 터. 위로는 커녕 전업맘의 마음을 괴롭게 하는 말들은 무엇일까?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 http://kakao.ibabynews.com)와 페이스북( http://facebook.ibabynews.com)에서 진행된 '전업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게릴라 이벤트를 통해 전업맘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위로는 커녕 전업맘의 마음을 괴롭게 하는 말들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

◇ 비수가 되는 남편의 한 마디, "집에서 뭐하니?"

▲이현화 "너처럼 팔자 좋은 사람이 어디 있냐?"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고, 티도 나지 않는 집안일 하랴~ 아이 밥 챙기고 밥 먹이고, 목욕시키고 놀아주랴~ 이렇게 아이 뒤치다꺼리 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겠는데 팔자 편하게 집에서 맨날 노는 줄 알 때 정말 마음에 비수가 꽂히는 느낌이죠. 그럴 땐 그럼 "네가 집안 일 하고, 내가 밖에서 돈 벌어오겠다"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어요.

▲조승연 "돈 쓰는데 맛 들었냐?"

남편이 저한테 "돈 쓰는데 맛 들었냐? 뭘 이렇게 계속 사냐? 무슨 택배가 매일 와!"하며 마치 제가 쇼핑 중독인 것처럼 취급하면서 말 하는데 깊은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저를 위한 쇼핑은 단 한 개도, 단 1만 원도 쓴 적이 없는데, 전부 다 아기한테 필요한 것을 산 건데 속상하고 억울하더라고요. 나중에 필요한 것을 미리 사면 왜 나중에 쓸 것을 미리 사느냐고 구박 받고요.

그러다 보니 날 위한 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돈 쓰는 것도 눈치를 봐야하는 전업주부의 삶이란…

▲이지은 "집에서 놀면서 뭐가 아프냐?"

이 말 들을 때마다 제 마음이 너무 아파요. 왜 결혼했나 싶고요. 제가 한 번씩 아플 때마다 그런말을 하는 우리남편! 집안일하는 전업주부들은 아플 일도 없나요? 그리고 전업주부들은 아프지도 못하나요? 황당한 말을 하는 저희남편의 한 마디! 어이가 없죠.

▲김나현 "아~ 나도 그냥 집에서 애보고 싶다. 일하기 너무 힘들어"

집에서 아기 보는 일도 힘든데 왜 밖에서 일하는 것만 힘들다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더운 여름날 밖에 날씨가 덥기에 힘든 건 알겠지만 집에서 꼼짝 못 하고 아기돌보는 엄마들도 힘들답니다. 또 아기 돌보느라 힘들면서 왜 살은 안 빠지냐고, 집안일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왜 집안일 안 햇냐고.

전업맘도 나름 아기보고 바쁩니다. 집안일 밀릴 수도 있고 가정부도 아닌데 여자로서의 삶이 아닌 괜히 가정부가 돼 버리고, 정말 눈물과 우울에 지쳐 사는 게 전업맘입니다.

▲곽윤화 "당신은 도대체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

매일 집에서 살림하랴 아이보랴 정말 힘든데 그런 제 노고는 안 알아주고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이 아직 저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제게 했던 말, 정말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그날따라 몸이 좀 피곤해서 잠시 쉰다고 누워 있다가 깜박 잠이 드는 바람에 저녁 준비를 좀 늦게 했더니 남편이 "집에서 하는 일도 없으면서 밥도 제때 못 차리냐"고 그러더라고요. 저도 사람인데 가끔은 피곤해서 쉬고 싶을 때가 있자나요.

▲조아라 "네가 엄마냐?"

저는 지난 2월 첫 딸아이를 출산한 아직 서툰 것이 많은 초보맘이에요. 엄마가 된 지 이제 겨우 5개월. 임신을 하면서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지는 꼭 1년 2개월 정도가 지났는데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밖에 나가는 것도 힘들어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답답한 마음에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라도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 혼자 장을 보러간다거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을 때가 있어 신랑에게 이런 마음을 말하면 "니가 그러고도 엄마냐, 애를 위해서라면 참아야 하는데 너는 참을성이 없는데 어떻게 엄마라고 할 수 있냐"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나쁘고 화가나더라고요.

▲정은하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하나도 제대로 못해?"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안하고 노는 사람으로만 취급하는 분들의 한마디가 전업맘들을 한없이 작아지게 만드는 거 같아요.

◇ 스트레스가 되는 시부모의 말, "집에 있으니 하나 더 낳아"

▲황정애 "집에서 하는 게 뭐 있다고 힘이 드냐?"

시어머니의 "나 젊을 때는 애들 넷, 다섯도 키우고 밭도 일구고, 집안일도 다 했어"라는 말씀, 답답합니다. 옛날 어르신들은 대가족이니 아이 봐주실 어른들도 있고, 형제가 많으니 서로서로 의지하며 크는데요. 게다가 빨래며 설거지, 청소, 아이 반찬, 둘째이유식, 신랑도시락, 모유수유 등 저도 힘이 드는데 힘들단 말을 못하겠어요.

▲김혜원 "집에 있으니 하나 더 낳아라."

시어머니께서 "애는 낳아놓으면 저절로 큰다. 집에 있으니까 하나 더 낳아라"고 할 때 비수가 꽂혀요.

▲PARKHWAYOUNG7 "열 명도 더 보겠다."

독박 육아 중인 나에게 시어머니가 "애가 너무 순해서 이런 애라면 열 명도 더 보겠다"고 합니다.

▲지윤찬희맘 "지금 애보는 건 껌!"

정말 "옛날에 애 업고 밭일했다고, 지금 엄청 좋아졌다고 얼마나 좋냐"고 하실 때.

▲이선희 "아기랑 있으니 재밌겠다."

사실 전업으로 아이 키워본 분들은 모두 입을 모아 같은 이야기를 하시죠. "차라리 일하는 게 낫지"라고요. 그런데 3~4달에 한 번 30분쯤 들르시는 친정아버지가 "아기랑 있으면 심심하진 않겠다", "애 보는 거는 쉬워서 하루 종일 하래도 재미만 있겠다"고, 남편에겐 "남자는 나가 일 해야지 집엔 신경 쓰지마~쟤가 혼자 다 알아서 해"라고 하시네요.

▲신아련 "달랑 하나 키우는데 뭐 그리 힘드냐?"

"남편이 밖에서 돈 벌어다줘, 애가 많은 것도 아니고 달랑 하나 키우는데 뭐 그리 죽겠다고 앓는 소리 해대고 신랑 반찬 하나 해주기가 그렇게 버겁냐"는 시어머니의 말말말. 신랑 반찬은 커녕 내 밥한 끼도 먹기 힘든 게 요즘인데 말이에요. 육아스트레스는 남들의 말에서 비롯되는게 더 많네요.

◇ 워킹맘과 교사들, "워킹맘이 우선!"

▲차성희 "전업맘인데 왜 어린이집 보내냐?"

다른 엄마들 모인 곳에서 들은 얘기에요. 전업맘인데 왜 어린이집 보내냐고요. 전업맘은 애기 어린이집 보내면 안 되나요? 나 편하자고 보내는 게 아니고 다 사정이 있고 해서 보내는 건데 보낸다는 자체로 참 개념 없는 엄마가 되었네요. 전업맘도 어린이집 보낼 수 있는 거잖아요.

▲장선영 "워킹맘이 우선이에요."

전업맘들은 집에서 노는 줄 아는 사람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은 '워킹맘이 우선'이라고 하고. 전업맘도 바쁘다고요. 티 안 나는 청소해야하고, 아이들이랑 놀아줄 때 늦게 들어오는 아빠몫까지 몸으로 비행기 태워 주고, 목마해주고요.

주말에 일가는 신랑대신 셋 데리고 공원 가서 땡볕에서 뛰어 줘야해요. 거기다 시켜먹음 돈 든다고 집에서 도시락에 물 몇 병에 어깨는 천근만근… 하지만 신랑 하는 말 "누가 나가래? 그냥 집에 있어. 힘들게 왜 나가서 고생이냐?" 아이와 놀아주고 청소하고 밥 먹이는 것도 바빠요. 휴일, 휴식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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