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교민, 국경서 납치됐다 나흘 만에 풀려나
아내가 마약갱단 근거지로 몸값 들고 직접 찾아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교민 이모씨가 북부 미국과의 접경도시 인근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나흘 만에 풀려났다.
6일(현지시간) 교민들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일 오전 8시30분께 동북부 타마울리파스 주의 국도변에서 식료품을 실은 밴 차량을 타고 오다가 총기를 들고 위협하는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이날 멕시코시티의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이 씨는 멕시코시티 시내 교민 가게에 납품할 식품을 사려고 국경을 넘어 미국 휴스턴에서 물품을 산 뒤 현지인 운전기사를 대동해 돌아오는 길에 총기로 무장한 2명의 괴한에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이 씨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 사흘간 협상을 벌였다.
이 씨의 부인과 지인 등 3명은 납치범들이 접선을 요구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이 씨를 구해냈다.
집에 돌아와 주민들의 환영을 받은 이 씨는 악몽 같은 순간을 떠올리면서 "죽었다가 살아난 느낌"이라며 몸서리쳤다.
이 씨는 나흘 내내 복면을 뒤집어쓴 채 손에 쇠고랑을 차고 제대로 먹거나 잠을 자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씨를 포함한 일부 교민은 멕시코시티에서 1천700㎞ 이상 떨어진 미국 휴스턴까지 차를 몰고 가 식료품 판매 재료를 구하고 있다.
휴스턴까지 가는 과정에서 마약조직이 활동하는 멕시코 북부 접경도시들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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