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진 인터뷰] ① "절친 이승엽과 올스타, 이런 날 올지 몰랐다"

서지영 2015. 7.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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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서지영]

"올스타 1위요? 이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박정진(39·한화)이 수줍게 웃었다.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팬투표로 뽑는 올스타전 베스트12에 뽑혔다. 그는 올해 처음 신설된 중간투수 부문에서 나눔리그(넥센, NC, LG, KIA, 한화) 중 가장 많은 득표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그는 "한때는 그저 아프지 않고 내 공 한 번 던지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던 투수였어요. 제 삶에 올스타전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네요"라고 말했다.

나이 불혹(不惑)에 야구 인생이 활짝 폈다. 박정진은 10개 구단 불펜 투수 중 가장 듬직한 선수로 손색이 없다. 5일까지 49경기에 나서 65⅔이닝을 막았다. 구원 투수 중 경기 수는 1위, 투구 이닝은 2위다. 현재 페이스라면 KBO 최초 투수 90경기 출장도 가능하다. 그는 "혹사라고 걱정해 주시는 건 좋지만, 너무 그 생각에 빠지면 멘탈이 약해집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박정진을 만났다.

- 데뷔 17년 만에 올스타에 투표로 뽑혔어요. 이런 날이 올거라 생각하셨나요.

"아니요. 이런 일이 생길거라 생각 못해봤어요.(웃음) 사실 지난 토요일 1위라고 미리 연락을 받았어요. 2011년에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간 적이 있는데 팬 투표로 뽑힌건 처음이거든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싶어요. 운이 좋았어요. 올해부터 중간투수 부문이 신설됐고, 마침 윤규진이 아파서 권혁이 뒷문을 지키면서 운 좋게 뽑혔다고 봐요. 처음에는 구단에서 저를 추천한 줄 알았는데 김성근 감독님께서 직접 고르셨다고 들었어요. 더 의미가 있네요."

- 게다가 권혁과 함께 부문 1위였어요. 세리머니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처음에는 후보 오를 생각도 안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누가 1위할까' 궁금했어요. 또 한화가 시즌 초반에 이슈의 중심에 있었고요. 솔직히 기분은 좋죠. 그동안은 늘 TV로 올스타전을 봤어요. 세리머니는 투수는 마땅하게 할 게 없는 것 같아요. 타자들은 수염도 기르고 팬서비스도 하는데요. 뭘 하죠?"

- 대전구장에서는 '아이돌'급 인기에요.

"아이돌은 아니에요.(웃음) 저는 2군도 오래 있었고 아파서 재활군에 머물렀던 날이 길었어요. 너무 아파서 '단 한번이라고 내 공 한번 던져보고 그만두고 싶다'는 소박한 꿈만 갖고 있었어요. 지금은 팬들도 많이 야구장에 오시고 응원해주세요. 오래하니까 이렇게 좋은 날도 온다 싶어요."

- 친구이자 동기인 이승엽과 맞대결이 기대돼요.

"삼진은 어려워요. 올해 (이)승엽이가 제 공을 잘 치고 있어서요. 그래도 홈런은 아니고 안타는 맞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 이승엽과 전적에서 앞서고 있어요. 비결이 있나요?

"저는 대타자가 나오면 더 강하게 밀어부치는 스타일이에요. 동기이자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인 승엽이가 나오면 저도 다른 선수를 상대할 때보다 더 집중하고 강하게 공을 뿌리는 것 같아요.(웃음) 승엽이한테 맞으면 언론의 집중도가 높아지잖아요? 그래서 저도 안맞으려고 덩달아 강하게 던져요."

- 두 사람 인연은 언제 시작됐나요.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1994년 캐나다 브랜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때 같이 나가면서 인연을 맺었어요. 그때는 둘 다 왼손투수였는데 아파서 제대로 못 던졌어요. 그때부터 승엽이는 타자로 전향하는 방향을 모색했고 저는 방망이 실력이 안돼서 계속 공만 던지게 됐어요. 둘 다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그라운드에서 야구하는 것 만으로도 정말 대단해요."

- 이승엽은 어떤 친구인가요?

"평소 연락을 계속 주고 받진 않아요. 하지만 야구장서 만나면 언제나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나눠요. 동기지만 참 대단해요. 배울점도 많고. 저는 사실 승엽이에 관해서 기사로 많이 접할 수 있잖아요? 언젠가 승엽이한테 '너 정도면 그냥 지금 있는 것 하면서 편하게 가고 되는데 왜 그렇게 자꾸 변화하냐. 고생을 사서 한다'고 물었던 적이 있어요. 그 친구가 '변화 하지 않고 있으면 안주하고 도태된다 그래야 발전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한다'고 답을 하더라고요."

-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는 사실 변화를 두려워 해요. 제 것을 밀고 나가는 고집도 상당하고요. 제 투구폼이 단정한 편은 아니잖아요? 프로 생활 내내 모시는 감독님과 코치님들 마다 저를 고치고 싶어하셨어요. 그런데 자주 바꾸면 몸 어딘가가 아파요. 잘 맞지 않는 폼일 수 있는거에요. 김성근 감독님은 다행히 제 폼을 만지지 않아주셨어요. 전 승엽이처럼 계속 바꾸는데 부정적이었어요. 하지만 변화하고 발전하려는 모습은 배우고 싶어요."

대전=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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