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6연속 무패의 숨은 비결..'살림꾼'이 늘어났다

김용일 입력 2015. 7. 7. 06:00 수정 2015. 7. 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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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우 선제골
전남 안용우(왼쪽 두 번째)가 5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0라운드 울산과 홈경기에서 전반 19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판타스틱4’만 있는 게 아니다. 타 팀보다 ‘살림꾼’이 즐비하다. 노상래의 전남이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 행진을 달리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전남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해 이루지 못한 상위스플릿 진출을 목표로 잡았으나 순위는 어느덧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3위까지 올라섰다. 가장 큰 원동력은 리그 정상권 공격진으로 꼽히는 스테보 안용우 이종호 오르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지난 5일 울산과 홈경기에서도 안용우 이종호가 골을, 오르샤 스테보가 도움을 기록하며 2-1 신승을 이끌었다. 알고도 당한다는 판타스틱4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노상래 감독은 팀 오름세 비결에 대해 오로지 두 가지를 꼽았다. 주전,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팀을 위한 희생정신과 톱클래스 선수는 아니어도 일정 수준의 제 몫을 하는 포지션별 살림꾼이 타 팀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는 “솔직히 단기간의 욕심으로 보면 선발 11명을 어느 정도 고정해놓고 계속 발을 맞추는 게 좋을 수 있다. 그러나 팀의 미래와 체력 안배 차원에서 신예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는데 기대보다 잘해주고 있어 기쁘다”고 웃었다.

실제 전남의 지난 6경기만 놓고 봐도 선발로 나선 11명의 명단이 매번 달랐다. 리그 절반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고정한 멤버로 조직력을 끌어올려 승점 사냥에 나서는 팀과 전혀 다른 행보다. 판타스틱4를 제외하고,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변화가 잦다. 대체로 상대 팀 성향에 맞게 노 감독이 변화를 줘 효과를 보고 있다. 무패의 시발점이 된 지난달 6일 인천과 14라운드에선 중원의 정석민과 오른쪽 수비수 김태호가 분전했다. 2-0으로 이긴 서울과 16라운드에선 김영욱 이창민 등 기존 중원 자원 대신 김동철이 나서 상대 기 싸움에서 우위를 보였다. 그중 노 감독이 가장 주목하는 ‘살림꾼’은 전남 유스 출신 이슬찬이다. 애초 오른쪽 날개 구실을 한 그는 서울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공수 연결 고리 구실을 하더니 최근 포항, 울산전에선 최효진 대신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해 예리한 공격가담과 악착같은 수비력으로 인상을 남겼다. 이지민 고병욱 등도 공격진의 조커로 투입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크게 중용되지 않은 이들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건 누구보다 스타일을 잘 아는 노 감독의 안목에서 비롯됐다. 전남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2군 감독, 수석코치를 두루 거친 그는 베일에 가려진 제자들의 능력을 꿰뚫고 있다. 노 감독은 “솔직히 선수들이 장, 단점보다 성향을 잘 알고 있으니 리그 흐름에서 투입할 시점을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스타 선수 영입도 중요하나 전남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에게 반전의 장을 열어 주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태국, 제주도로 이어진 동계전지훈련에서도 타 팀과 다르게 신인급까지 전 선수단을 동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노 감독은 “무턱대고 막 투입하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2~3주 전부터 상대 팀을 분석하면서 미리 선수들에게 준비 명령을 내린다. 비교적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이 잘 해주니 선수층도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살림꾼이 많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웃었다.

광양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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