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책임감' 양의지, 두산의 든든한 안방마님

2015. 7. 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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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양의지(28, 두산 베어스)는 7일 현재 타율 3할2푼1리, 14홈런 51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강민호(롯데), 이지영(삼성) 등 강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양의지 역시 당당히 골든글러브 2연패를 노릴 수 있는 후보다. 크게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몸에 맞는 볼은 16개로 리그 전체 선두고, 무엇보다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절대적이다.

2006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에 지명됐을 만큼 고교시절 특급 포수자원으로 평가받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당시 두산의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양의지를 처음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신인 때부터 김경문 감독님이 미래의 주전으로 생각하셨다"고 이야기했다.

기술적인 것보다 센스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송구와 포구가 선배들에 비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소질과 끼가 있었고, 배팅도 괜찮았다. 당시 채상병, 최승환, 용덕한 등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언젠가는 양의지를 주전으로 쓰려고 하셨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양의지는 기대대로 포수왕국이라는 두산의 선배 포수들을 밀어내고 주전 마스크를 쓰게 됐다.

입단 후 두 시즌을 보낸 양의지에게 경찰청 입대는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김 감독도 "확실히 경찰청에 가서 경기 운영 능력과 타격 기술이 좋아졌다. 포수 출신인 유승안 감독님과 코드도 잘 맞는 것 같았다. 본인 재능과 잘 맞아 업그레이드가 됐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양의지는 경찰청에서 2년간 생활한 뒤 2010년 1군에서 타율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앞세워 신인왕을 차지했다.

사실 2010 시즌 양의지의 신인왕 등극 이면에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김태형 감독에 의하면 당시 김경문 감독은 3월 30일 목동 넥센전에서 양의지를 투입해본 뒤 퓨처스리그로 내려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양의지는 홈런 2개를 날리며 존재감을 뽐냈고, 이후 기회를 놓치지 않고 1군에서 버티며 자기 자리를 만들어낸 끝에 그 해 가장 빛나는 신인으로 뽑혀 여기까지 왔다.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장점이 더 많은 포수다. 김 감독은 포수로서 양의지가 갖고 있는 특별한 장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타자의 습성을 잘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투수를 이끌어 투수들도 호투하고 나면 항상 양의지의 리드를 칭찬하곤 한다.

책임감 역시 양의지가 자랑하는 부분 중 하나다. "나도 포수를 해봤지만 투수들 기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나(포수)는 모든 투수를 상대하지만 투수들은 나 하나만 본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항상 똑같은 모습이어야 한다. 의지가 책임감 있게 하고 (최)재훈이도 묵묵히 뛰어줘 도움이 많이 된다"며 김 감독은 두 명의 안방마님들을 동시에 칭찬했다.

실제 경기에서도 양의지는 재치를 발휘해 타자들을 잡아내기도 한다. 지난해 13연속 출루로 타이기록을 작성한 정훈(롯데)이 타석에 들어서자 기록을 알려줘 범타 유도한 일화는 유명하다. 정훈은 "양의지가 알려줘 의식했고, 공이 작아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발은 느리지만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면 투수를 보호하기 위해 빠르게 그라운드로 나가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끼와 책임감을 동시에 갖춘 양의지가 있어 두산도 상위권 성적을 전반기 내내 유지하고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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