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불붙은 '車 연비 레이스'.. 속도 못 내는 국산차

이혜운 기자 입력 2015. 7. 7. 03:08 수정 2015. 7. 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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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차 '연비 톱 10' 중 國産은 2개뿐] - 20년 넘게 연구한 獨·日·佛 유럽은 디젤·日은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해 연료손실 최소화.. 경량 강판으로 차 무게도 줄여 - 발등에 불 떨어진 한국 "디젤엔진 부품 대부분 수입.. 관련 기술 개발 속도 내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 가운데 가장 연비가 높은 모델은 뭘까.

34개 브랜드 1383개 차종의 등록 연비(燃比)를 분석해 에너지관리공단이 6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연비 1위는 푸조의 디젤 모델인 '푸조 208 1.4 e-Hdi 5D'이다. 소형차인 이 모델의 연비는 1리터(L)당 21.1㎞로 경차(輕車)나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보다 높다. 경차 가운데 연비가 가장 우수한 한국GM의 스파크 밴 1.0mt나 하이브리드차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능가한 것이다. 이 모델은 연간 유류비 기준(1만5000㎞ 주행 시)으로도 97만3130원 수준으로 국내 시판되는 동급 모델 차 중 가장 유류비를 적게 지출하는 차였다.

하지만 국산 차는 상위 10위권에 현대차의 엑센트 1.6디젤과 기아차의 프라이드 1.4디젤이 공동 8위에 올랐을 뿐이다. 50위권에서도 르노삼성의 QM3와 현대차의 아반떼 1.6디젤, i30 1.6디젤(2015년형) 등 5개가 추가되는 정도이다. 상위 50위 차종 중 국산 차는 8개에 불과하다.

◇20년 넘게 경량화·엔진 개선 노력

수입차들의 우수한 연비는 장기간 관련 기술 개발과 노력을 해온 덕분이다. 1980년대부터 독일 등 유럽 차들은 디젤 엔진 위주로, 일본 차들은 하이브리드(내연기관+전기모터)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연료 손실 절감을 위해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개선하고, 연비 향상에 장애물이 되는 차체(車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소재(素材) 경량화(輕量化) 작업도 벌였다.

연비 1위인 푸조의 제조사인 프랑스 PSA그룹은 2001년 자동변속기 'MCP'를 개발해 연비 효율을 높였다. 이 장치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동력이 엔진에서 구동 장치로 곧바로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동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또 범퍼를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차체의 80% 이상을 경량 강판으로 제작했다. PSA그룹이 자체 개발한 '스탑 앤드 스타트 시스템(stop & start system·차량 정차 시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만으로도 15%가 넘는 연비 절감 효과가 난다.

독일 BMW그룹 역시 1980년대부터 '클린 디젤 엔진 기술'을 연구해 연비를 높여왔다. 박해영 BMW코리아 이사는 "디젤 엔진에서는 시동을 켜는 동시에 엔진을 빠르게 예열시키는 것이 연비를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며 "배기가스를 재활용해 엔진 출력을 높이는 '터보 차저 기술'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세계 친환경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가 올 하반기 출시하는 '신형 프리우스'는 일본 기준으로 연비가 1L당 4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품질·기술력도 높이는 게 관건"

국산 차들의 연비 관련 기술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디젤 엔진 개발은 1998년부터 시작했고, 하이브리드 개발도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뤄졌다. 산업연구원(KIET)은 "2013년 기준으로 클린(clean) 디젤 기술 수준은 유럽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은 92.3, 한국은 77.9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연비 향상은 한국 자동차 메이커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현대차는 이달 2일 출시한 쏘나타 1.7 디젤의 연비를 1L당 16.8㎞로 높였다. 기존 쏘나타 모델보다 33% 정도 연비가 좋아진 것이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출시될 '신형 스포티지 디젤'의 연비를 경쟁 차종인 폴크스바겐의 티구안보다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항구 KIET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디젤 엔진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연비가 높고 경제성 있는 디젤 엔진을 만들려면 부품 관련 기술을 고도화, 선진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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