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한여름에도 꺾이지 않는다

2015. 7. 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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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북구 첫 돌파한 지 15개월만에

서울 16개구 전세가 비율 70% 넘어

서울 평균 69.6%…2년 새 12.5%p 올라

월세 전환 늘어나며 상승 부채질

소형 전세 물량 부족 '품귀' 현상도

심아무개(45·서울 화곡동)씨는 최근 84㎡(34평)형 아파트 전세를 4억1천만원에 얻으려고 가계약금을 걸었다가 고민 끝에 마음을 바꿨다. 84㎡형 전세는 물건 자체가 귀하다는 공인중개사의 조언으로 계약을 할까 했지만, 이 아파트는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었던 2013년 가을엔 매맷값이 3억9천만원까지 떨어진 적도 있어서 보증금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매맷값이 5천만원가량 뛰면서 4억7천만~5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매맷값보다 더 가파르게 뛴 것은 전셋값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3억원 안팎이다가 올해 들어 3억원대 중반을 넘나들게 됐고, 최근엔 4억원대 물건이 나온다. 반년 만에 거의 1억원이 오른 셈이다. 심씨는 "보증금이 안전한 매물을 찾아보기로 했지만 전세나 반전세 모두 물건이 드물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여름에도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가운데 16곳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사상 최고치인 69.6%로 70%에 바짝 다가섰다.

6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6월 도시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선 자치구는 25개구 가운데 16곳으로 집계됐다. 6월 들어 노원(70.3%) 등 3개구의 전세가율이 처음으로 70% 선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해 3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70.4%)가 처음 70%를 돌파한 지 불과 1년3개월 만이다. 지난달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평균 69.2%로, 2년 전인 2013년 6월(56.7%)에 견줘 12.5%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구는 용산구(59.0%)였고, 집값이 비싼 강남(61.7%), 서초(65.7%), 송파(65.2%) 등 '강남 3구'의 전세가율도 평균보다 낮은 편이었다. 이에 반해 강북권 14개구의 전세가율은 71.5%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이처럼 강북을 중심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것은 매맷값에 비해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6개월간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2.20% 오르는 동안 전세가격은 갑절을 웃도는 4.85% 상승했다. 초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임대수익 보전을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데 따라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것도 전세가율을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곳에서조차 소형 전세난이 빚어지면서 서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이달 말부터 입주에 들어가는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 푸르지오' 아파트는 1230가구 규모의 대단지인데도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 등이 많이 찾는 전용면적 59㎡(24평)형 전셋값이 인근에서 가장 비싼 3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지 녹번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소형 전세 품귀 탓에 중형 반전세로 방향을 돌리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매맷값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더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은 향후 집값이 급락하는 등 예상치 못한 충격이 왔을 때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이른바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외환위기 직후 역대 최고치였던 아파트 전세가율이 60%대 후반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70%를 넘어선 전세가율은 과거의 잣대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 세입자가 피해를 입는 깡통주택이 양산되지 않도록 관리해나가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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