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최용수 감독, 서울에 남은 두 가지 이유

김태석 입력 2015. 7. 6. 10:43 수정 2015. 7. 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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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장쑤(江蘇) 쑨텐(舜天)으로부터 거액의 연봉에 사령탑 제의를 받아 화제를 뿌렸던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깔끔하게 마음을 정리한 모습이다. 최 감독은 서울의 여건에도 대단히 만족한다며 이적설로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고 주어진 승부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감독은 지난주 장쑤로부터 파격적 제의를 받아 시선을 모았다. 계약 기간 2년 6개월, 연 2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연봉을 제의받은 것이다. 워낙 어마어마한 제안이었던 탓에 서울 처지에서도 최 감독을 막을 수 없었다. 서울은 최 감독의 뜻을 존중한다는 자세를 취하며 공을 당사자에게 넘겼다. 최 감독의 결정에 모든 이의 시선이 쏠렸던 이유다.

심려를 거듭한 최 감독은 지난 3일 서울 구단을 통해 팀을 떠나지 않겠다는 결정을 밝혔다. 장쑤의 제안만큼이나 의리를 지키기로 한 최 감독의 결정 역시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내릴 수 없는 통 큰 결정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틀 뒤(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0라운드 광주 FC전에 임하는 최 감독에게 취재진의 시선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절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이 직접 밝힌 거절의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서울과 의리이며, 두 번째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다.

최 감독은 "서울 구단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고 있다. 과분한 연봉을 받으며 좋은 환경에서 소신껏 팀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만 해도 특혜"라고 말했다. 선수로서 프로에 데뷔해 명성을 얻은 토대이자 지도자로서도 대성할 수 있는 발판이었던 서울과 이별을 이토록 급작스럽게 할 수는 없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한창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즌 중에 서울을 떠나는 건 도저히 도리라 생각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두 번째는 만약 장쑤로 이적했을 경우에 빚어질 수 있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주저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장쑤로부터 받은 거액의 연봉 제의에 대해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자신의 거취 여부를 떠나 이토록 지도력을 높게 평가한 데에 대한 고마움이다.

그러나 달콤하고 화려한 제안의 이면에 자리할 수 있는 어두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유혹에 흔들리면 위험할 수 있다. 돈을 쫓아가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중국 슈퍼리그는 거액의 연봉을 준다고 해도 그만큼 경질 가능성이 높은 무대다. 박수받고 떠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돌아올 때는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른다. 최 감독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최 감독은 "남들이 봤을 때 부러워할 수 있으나 지도자 인생에는 힘든 시련기도 존재한다"라며 당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올곧고 길게 지도자의 길을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금 떠나는 건 무책임한 선택이다. 안 가기로 한 데 대해 후회는 없다. 말로만 듣던 제의라 마음이 흔들린 건 사실이지만 대의명분을 좇고 싶었다. 다시 이런 기회가 안 올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 왔던 걸 꾸준히 해 나가고 싶다."

최 감독은 장쑤 이적 해프닝을 이제 뇌리에서 지웠다. 다가오는 성남 FC전을 비롯한 서울의 향후 시즌 결과에만 집중하겠다는 자세다. 외부로부터 받은 높은 평가는 자긍심으로 가지되 정도를 걷겠다는 최 감독의 자세는 서울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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