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리뷰]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뮤지컬 '꽃신'

입력 2015. 7. 6. 07:56 수정 2015. 7. 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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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꽃신'은 일제 강점기 희생을 강요당한 위안부를 소재로, 잊지 말아야할 역사와 마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과 공동 주관했을 뿐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속 깊이 다룬 최초의 뮤지컬로 제 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발의 작품으로 선정돼 올해는 초청공연작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꽃신'은 춘배(김진태 분)가 딸 순옥(강효성 분)이 결혼할 때 주려고 준비한 신발로, 곧 딸이 잘살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하지만 막상 춘배는 순옥이 윤재(정찬우 분)와 결혼하는 날, 꽃신을 신겨주지 못한다.

1940년, 일제 수탈이 심하던 때로 시작하는 '꽃신'은 앞으로 일어날 무시무시한 사건들과 대조적이게 평화롭다. 혜순(김선호 분)과 금옥(고미숙 분), 연실은 장에 나가 나물을 팔 생각에 맘이 부풀어 있고, 자신의 언니오빠 순옥과 윤재가 남몰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 이들은 소녀처럼 꺄르르 웃으며 행복을 함께 나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순옥과 윤재의 결혼식, 갑자기 들이닥친 일본군들에 의해 산산이 조각난다. 윤재는 반역죄로 잡혀가고 마을 처자들은 모조리 일본으로 잡아가고 만다.

한국 여성들을 처참하게 망가뜨리는 일본군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치를 떨게 만든다. 극악무도하게 칼을 휘두르는가하면, 거침없이 총을 쏘는 등의 잔인한 모습으로 일본군의 악랄함을 드러냈다. 아무 것도 모른 체, 아무 죄 없이 일본으로 끌려간 여성들은 강한 거부를 나타내지만, 대가는 죽음일 뿐이다.

'꽃신'의 1막이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이 일본으로 끌려간 처참함을 그렸다면 2막은 현 시대의 모습을 담았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혜순은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고, 일본군들에게 살해당한 금옥을 떠올리게 하는 어린아이를 딸로 받아들여 아리는 가슴을 쓰다듬으며 산다.

못다 이룬 사랑을 품고 사는 윤재는 "꼭 혜순을 찾아 달라"는 유언을 남긴 춘배의 말을 새기고 그를 찾아다닌다. 이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드러내며 허공을 보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나, 타인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일 때, 극은 더욱 절망적이게 다가온다.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돼 버렸다. 하지만 '꽃신'처럼 당시를 생생하게 담고, 그들을 회고할 만한 작품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음향 문제로 인해 배우들의 목소리에는 전달력을 잃었고, 자막은 배우의 입모양과 다르게 흘러가 '국제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아쉬움을 더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많지만, '꽃신'은 특히 '잊지 말아야 할 역사'임을 강조한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이고, 현재 기억하고 보호해야 할 것, 지나치지 말 것에 대한 권고를 잊지 않는다.

이는 곧 잊지 말고 마주해야할 역사인 셈이다. "우리를 기억해 주이소. 그래야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일어날 것 아닌가"라는 대사나 "입이 있어도 다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칼끝이 향해도 말 못했다. 나라를 찾으면 말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 못했다"라는 말이 단지 대사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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