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용수라면 중국갔다" 남기일 깜짝 발언의 속내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7. 6. 05: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저라면 중국갔죠."

지난주 축구계, 아니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어놨던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중국 이적설은 수많은 이들에게 '내가 만약 저 상황에 놓였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5일 서울과의 경기를 가진 광주 남기일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정식 감독 데뷔해를 보내고 있는 남 감독은 최용수 감독의 중국 거액 이적 해프닝에 대해 "나라면 갔을 것"이라는 소신발언을 내놨다. 그 속내는 대체 무엇일까.

광주FC는 5일 오후 6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0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남 감독은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줬다. 적장 최용수의 이적 해프닝을 보며 느낀 점과 자신의 처지에 대해 설명한 것.

"아마 최 감독님이 간다고 했을 때 주전인 선수들은 아쉬워하고 주전이 아닌 선수들은 좋아했을 지도 모르죠. 그래도 선수 입장에서는 사실 큰 동요는 없었을 거예요."

선수 입장에서 먼저 감독의 이적설이 나돌게 될 때의 심리에 대해 언급한 남 감독은 대뜸 "저에게 그런 제의가 왔다면 갔을 것"이라는 말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제가 중국을 가는건 차라리 팀에 도움이 돼요. 아시다시피 저희 팀은 넉넉지 못해요. 그런 제의를 받아서 가면 선수나 팀에게 이득이가죠. '심청이의 마음'이랄까요."

실제로 계약 기간 내에 있는 감독이 다른 구단으로 가게되면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적료의 형태로 위약금을 원소속구단에게 내게 된다. 아마 남 감독은 이렇게해서 생긴 이익이 광주에게 도움이 된다면 자신은 중국으로 갔을 것임을 밝힌 것.

그만큼 광주는 시민구단으로서 재정적으로 많이 힘든 팀이다. 7월 1일부로 여름이적시장이 열렸지만 뚜렷한 영입은 없고 빅네임의 영입은 아마 향후 몇 년간도 힘들지 모른다. 승격 팀으로서 9위까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고무적이고 '남자의 팀'이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로 화끈한 공격력을 지닌 팀 컬러까지 어필하고 있다는 점은 남 감독이 괜히 광주를 승격팀으로 만든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남기일 감독은 '심청이의 마음'으로 좋은 제안이 온다면 차라리 떠나겠다고 밝힌 것은 어쩌면 광주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기에만 나올 수 있는 발언이었다. 또한 이 발언을 통해 시민구단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항상 '심청이의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지를 엿볼 수 있었기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기도 하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