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즐겨쓰는 '입시 은어' 아시나요?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입시 정보를 줄줄 꿰고 있어야 한다.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니며 정보를 하나라도 놓칠새라 꼼꼼히 받아적고, 학부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입시 관련 정보를 정리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그런데 입시 정보를 찾아다니는 학부모를 혼란스럽게 하는 게 있다. 바로 '누백' '자동봉진' 같은 이른 바 '입시 은어'다. 정확한 대입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학생·학부모 사이에 통용되는 이러한 입시 은어부터 눈에 익혀야 한다.
◇성적표·학생생활기록부 관련 은어부터 알아야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처음에는 성적표에 적힌 '표준점수''백분위' 등 입시 용어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에 자녀가 '표점' '변표' '누백'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니 더 헷갈린다. '표점'은 '표준점수'의 줄임말이다. 수능에서 점수를 매길 때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나 성취 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산출하는 점수를 말한다. 즉 전체 평균을 100으로 놓고 분포시킨 상대 점수다. 선택과목의 난도 차이에 따른 수험생의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점수를 통계적으로 처리한 점수라고 보면 된다. '변표'는 '변환표준점수'를 줄인 말이다. 수능에서 표준점수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산출하는 점수다. 최근에는 대학에서 자체 기준에 따라 변환표준점수를 산출해 적용하고 있다. '누백'은 '누적 백분위'를 뜻하는 말로 영역별로 반영 비율에 맞춘 '평균 백분위'를 뜻한다.
학부모가 꼭 알아야 할 재미있는 입시 은어도 있다. '자동봉진'은 학생생활기록부 7번 항목인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을 줄인 말이다. 또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을 연예인 이름으로 패러디해 '사미자 전형'이라고도 부른다. '지규너'는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을 말한다. 또한 요즘 학생들은 EBS를 '듄'이라고 부른다. 컴퓨터 키보드를 한글로 놓고 EBS를 치면 '듄'이 되는 데서 유래했다. 여기에 수능과 EBS 교재 연계율이 70%나 되는 것에 대해 '듄아일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고교생 고충 담긴 은어도 많아
입시 용어 외에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서 쓰는 은어도 다양하다. 우선 학교에서 '아웃백'은 학교 성적이 100등 밖인 학생을 뜻한다. 반면 '갑'은 최고로 성적이 좋은 학생을 이르는 말이다. 고 3학생들은 '내신' '수능' '논술' '입학사정관'을 통틀어 '죽음의 사각형'이라고 부른다. 또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인강증후군'이라는 용어도 생겼다. 학교 수업을 들을 때 교사의 느린 말을 2배속 빨리 감기 하고 싶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되감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대학 관련 은어도 다양하다. 대학 이름에 '~퀴'를 붙이는 말은 해당 대학을 과도하게 홍보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다. 또 '훌리' '훌짓'도 자기 소속 대학은 과장하고 다른 대학은 터무니없이 깎아내리는 사람이나 행동을 말한다. 각 대학을 지칭하는 용어도 있다. '포스텍'과 '카이스트'를 과자 이름에 빗대어 '포카칩', 서울대는 정문 모양을 따 '샤'라고 부르는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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