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안전무시.. '올빼미 자전거족' 위태
여름철을 맞아 '올빼미 자전거족'이 늘어난 가운데 심야 시간대 자전거 사고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밤 11시쯤 서울 이촌한강공원 부근의 한강자전거도로. 도로 위를 오가는 자전거 셋 중 하나는 전조등과 후미등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질주하고 있었다.
헬멧을 쓰지 않은 운전자들도 많았다.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 운전자들이 "지나가요"라고 외치면서 자전거 도로 위의 보행자들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위험천만의 상황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심지어는 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운전하기도 했다.
한강자전거도로 부근 편의점 주위에서도 자전거를 옆에 세워놓고 버젓이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한강공원에서 산책 중이던 한 시민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저기서 술 먹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며 "자전거 도로는 얼씬도 안 하는 게 좋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여름철은 자전거 사고가 빈발하는 계절이다. 2014년 교통사고통계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 비중은 여름(6∼8월)이 32.4%(4332건)로 가장 많았다. 가을(9∼11월)이 30.2%(4048건)로 두 번째를 기록했고 그 뒤는 봄(3∼5월) 26.6%(3565건)와 겨울(12, 1∼2월) 10.6%(1425건) 순이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282명이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 중 5.5%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강 인근 소방서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면 심야 시간대에 자전거 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한강변으로 출동하는 일이 잦아진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자전거 사고는 자전거 운전자들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탓에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5일 밤 10시30분쯤 대학생 A(20)씨는 서울 동작대교 부근 한강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다가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자전거 운전자와 부딪쳤다. 다행히 팔꿈치 관절이 골절되는 부상에 그쳤지만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한강 자전거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20㎞이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 제한 속도를 예사로 무시하고 있다. 규정 자체가 권고사항이라 이를 제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자전거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안전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자전거길안전지킴이단'을 운영 중인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한만정 대표는 "자전거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지만 자전거 안전의식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정부 등이 적극적인 계도활동을 통해 인식 전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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