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돕는다던 코스닥 소속부 시황 반영 못해 유명무실 빈축

입력 2015. 7. 5. 18:21 수정 2015. 7. 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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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단위 재무지표만 참고 성장성 지표 등 반영 안돼 되레 시장 혼란 가중 비판

유명무실한 코스닥 시장 소속부 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1년에 한 번씩 나오는 사업보고서상 실적 지표만을 기준으로 소속부를 나누면서 증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취지와 달리 되레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3일까지 코스닥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23.37%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전체 상승률(38.92%)을 크게 밑돈 셈이다. 기술성장기업부(159.54%), 중견기업부(59.15%), 벤처기업부(47.46%)보다도 상승률이 낮았다. 거래소가 우량하다고 보증한 기업군이 오히려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와 관련 거래소가 소속부 변경 기준으로 1년에 한 번씩만 나오는 사업보고서상 재무 지표만을 참고하면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증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적 외 성장성 지표는 반영되지 않았고, 돌발 상황에도 취약하다는 것이다.

실제 거래소는 지난 5월 '가짜 백수오' 사태에도 주가가 연일 폭락하던 내츄럴엔도텍을 벤처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새로 편입시키며 논란을 키웠다.

거래소는 현재 매년 5월과 6월 한 차례씩 개별 상장사별로 연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재무요건 등 및 코스닥 프리미어지수 변경에 맞춰 정기적으로 소속부 변경을 단행하고 있다. 이외에는 벤처 수시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벤처기업부 소속부를 변경하는데 그칠 뿐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소속부 제도는 과거 실적 중심으로만 기계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증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정 기준으로 재무 지표만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과거 3년간 평균 실적을 토대로 소속부를 나누기 때문에 최근 기업 현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량기업부로 소속되기 위해선 △자기자본 700억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6개월 평균 1000억원 이상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5% 이상 혹은 당기순이익 30억원 이상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500억원 이상 등의 재무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몇년간 실적이 적자에 빠졌음에도 버젓이 우량기업부에 남아 있는 기업도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세원물산은 올 1·4분기 3억4500만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업은 지난 2012~201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에 빠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 헬스케어 업체 대표는 "어느 소속부에 포함돼 있는지는 알지만 회사에 실질적인 보탬이 된다고 느끼진 않는다"며 "실제 주가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측은 소속부 제도의 영향력이 떨어진 것은 인정하지만 소속부를 자주 변경할 경우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로 과거 재무제표 상의 실적을 기준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향후 미래가치를 보장하기 어려운 점은 있다"면서도 "사업보고서가 분기·반기 보고서보다 세부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사업보고서를 근간으로 소속부를 변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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