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비행기, 쉬지 않고 닷새 날아 태평양 횡단 성공

2015. 7. 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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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태양열에너지만 사용한 비행기가 닷새 동안 쉬지 않고 날아 태평양을 건너는데 성공했다. 조종사 혼자 가장 오랫동안 비행한 기록도 남겼다.

3일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태양열에너지 비행기 ‘솔라임펄스2’가 지난달 29일 일본 나고야공항에서 이륙해 3일 오전 6시 하와이 호놀룰루 외곽 칼렐루아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비행시간은 117시간 51분, 비행거리는 579마일(약 8200㎞)이다. 이 비행기는 2006년 미국인 스티브 포셋이 세운 76시간의 최장 논스톱 단독비행의 기록도 바꿨다.

솔라임펄스2 조종은 스위스의 태양열항공기 제작사인 솔라임펄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안드레 보르슈베르크(62)가 했다. 그는 한 평 남짓한 조종실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비행기를 몰았다. 온도와 기압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도 없어 37도까지 올라가는 더위도 참아야 했다. 나고야~하와이 구간은 태평양 상공이라 비상착륙이 불가능한 난코스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보르슈베르크는 트위터에 “하루 20분씩 낮잠을 자고 최장 45분 동안 요가를 했다. 요가는 마음을 가다듬는데 아주 효과적이며 큰 버팀목이 됐다”고 밝혔다.

솔라임펄스2는 재생에너지와 혁신의 중요성을 환기하려는 목적으로 솔라임펄스가 2002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비행기 제작에만 1억 달러(약 1123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됐다.날개에 부착된 1만7000개의 태양열전지판에서 에너지를 얻어 프로펠러를 돌린다. 밤에는 낮에 저장한 태양열에너지를 사용했다. 탄소섬유로 제작한 기체는 무게가 2300㎏로 미니밴이나 소형트럭 정도다. 시속 45㎞로 비행할 수 있다.

3일 오전 6시 무렵 칼렐루아공항에서는 취재진 등 200명이 보르슈베르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솔라임펄스2는 별다른 소음을 내지 않고 착륙했다. 보르슈베르크는 작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부동의 자세를 유지한 탓인지 착륙한 뒤 한 시간정도 비행기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공항에서는 훌라공연단이 춤을 췄고 환영의 노래도 불렀다. 관세청 직원이 그에게 다가와 여권을 보자고 말했다. 환영 인파는 작은 스위스 국기를 흔들기도 했고 일부는 보르슈베르크와 환영의 악수를 하려고 했다. 보르슈베르크는 “항공 및 재생에너지 역사에 기록적 순간”이라며 “이제 누구도 재생에너지가 불가능에 도전할 수 없다는 말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임펄스2는 3월 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알바틴공항에서 이륙하며 세계일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개월 동안 12차례 이착륙을 하며 세계 일주를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초 기상악화 탓에 중국 난징(南京)~하와이 구간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고 대신 일본에 약 1개월 정도 머물렀다. 하와이에 도착한 솔라임펄스2는 미국 피닉스를 거쳐 뉴욕으로 향한다. 이 구간은 보스버그와 교대로 비행하는 조종사 베르트랑 피카르가 조종간을 잡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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