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에게 빚 권하는 사회?..병사 대상 고금리 소액대출 상품 등장
이등병부터 제대 후 6개월 이내 성인 대상인 고금리 소액대출 상품이 대부업체에 의해 출시돼 '군 장병까지 빚쟁이로 만들어야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업체는 합법적인 상품인데다 법정 최고금리 기준을 준수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병사들까지 빚쟁이로 만드나"
5일 금융업계 및 당국에 따르면 대부중개업체 T사는 만 20세 이상 이등병부터 상병까지 이용할 수 있는 A상품과 만 20세 이상 병장부터 전역 후 6개월 이내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B상품을 각각 출시했다. 최대 한도 100만~300만원인 이들 상품의 연금리는 34.9%(월 2.9%)로, 법정 최고금리 상한선을 맞추고 있다. 원금만기일시상환으로 300만원을 대출받을 경우 이자는 연 104만7000원. 상환기간은 최대 3년에서 5년이다. 3년 후에는 원금의 2배를 웃도는 614만1000원을 갚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경제력이 없는 병사들이 빚쟁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현역 복무 중인 이모 상병(22)은 "연 2.9%도 아니고 월 2.9%라니…, 이제 대부업체들이 돈을 벌기 위해 병사들에게도 유혹의 손길을 뻗치는 것 같다"며 "휴가 때 항상 돈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대부업체에 돈을 빌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명이 국방부 등 정부가 만든 것처럼 느낌을 줘 군인을 현혹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병장으로 갓 제대한 김모씨(24)는 "군대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어 이같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며 "병사 월급이 12만원 정도에 불과한데 휴가시 20만원 이상을 사용하는 것 같고 따라서 해당 상품 이용에 유혹을 느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들을 군에 보낸 조모씨(51)는 "?은이들이 바로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며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이 무슨 수로 연리 34.9%에 해당하는 이자나 원금을 갚을 수 있겠는가"라고 전했다.
■"취업준비 도움..많게는 하루 20명"
장교로 전역한 양모씨(29)는 "군에서는 경제교육 등을 통해 관련 위험성을 알리고 사전에 예방토록 한다"며 "정부차원의 규제나 교육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대출 위험성을 자각, 스스로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매일 많으면 20명 가량이 해당 상품을 이용하고 대출금액은 대개 300만원"이라며 "급여가 너무 적어 휴가기간 돈이 필요한 병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B상품의 경우 제대 후 6개월까지는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대하고 당장 돈은 없고 취업 준비는 해야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객 신용상태, 재정상태를 분석해 적절한 업체에 중개해주고 모든 것이 합법인만큼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덧붙였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원희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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