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가 볼 줍던' 한화, 젊어지고 있다

정철우 입력 2015. 7. 5. 10:33 수정 2015. 7. 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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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학(왼쪽)과 주현상(오른쪽). 사진=한화 이글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1일 한화와 삼성의 시즌 첫 경기가 열리기 직전의 대전구장에선 낯선 풍경이 한 가지 연출됐다. 한화 타격 훈련이 끝난 뒤 볼을 줍기 위해 이용규가 나와 한참동안 부산히 움직였다.

아직 선수들에 대한 훈련 지원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훈련이 끝난 공을 선수들이 주워 담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중략)

보통 훈련 볼을 정리하는 건 팀의 막내들이 하는 작업이다. 간혹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볼 줍는 일에 동참하는 경우도 있지만 막내들의 주된 일이라는 건 공통된 한국 프로야구의 문화다.

이용규의 동참이 이상하게 눈에 띈 이유다. 이용규는 지난 2004년에 입단, 무려 10년을 뛴 뒤 FA 자격을 얻어 한화에 새 둥지를 튼 선수다. 한화의 현실은 달랐다. 이용규는 현재 한화 1군 엔트리에 포함 된 야수(야수와 훈련 스케줄이 다른 투.포수 제외) 중 최진행 김회성과 함께 막내다. 프로 11년차 선수가 1군 엔트리 선수 중 가장 어린 것이다.

1년 전 4월 ‘볼 줍는’ 이용규에 비춰진 한화의 아픈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기사 중 일부다.

실제 그랬다. 이용규는 한화 훈련이 끝나면 볼 줍는 것이 일상이었다. 11년차 야수 막내, 20대 주전 야수를 찾기 힘든 것이 한화의 현실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취임 후 가장 우려했던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김 감독은 “쓸만한 선수는 죄다 30대다.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팀에 미래가 없게 된다”고 걱정했었다.

그래서 김 감독은 더 강하게 어린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특타와 특수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담금질했다.

노력의 결실은 조금씩 맺어지고 있다.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얼굴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현상은 송광민 김회성의 줄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3루를 제법 잘 막아내고 있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함께 타격에서도 쏠쏠한 한 방을 쳐주고 있다. 강경학은 유격수와 2루수가 모두 가능한 전력으로 성장했고, 대수비로 나서던 송주호는 최근 조금씩 타격 능력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공만은 아니다. 한화가 서산에 2군 전용 구장을 지은 것이 이제 2년을 지나고 있다. 투자의 결실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강경학 장운호 등 새롭게 눈에 띄는 선수들은 서산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한화의 중심은 여전히 30대 선수들에게 있다. 하지만 팀이 돌아가는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젊은 피들의 등장으로 팀이 한결 단단해졌다. 단순히 지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내일의 희망까지 그렵볼 수 있게 됐다는 것. 2015 KBO리그의 한화 돌풍이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의미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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