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고객은 호갱님?..불친절한 MS씨

김지민 기자 2015. 7.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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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10 '엣지'서 '액티브X' 설치 못해 국내 이용자 혼란 우려..MS, 제대로 고지도 안해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윈도 10 '엣지'서 '액티브X' 설치 못해 국내 이용자 혼란 우려…MS, 제대로 고지도 안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기 운영체제(OS) '윈도 10'이 출시 전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윈도10에 적용하는 새 브라우저 '엣지'에서 플러그인 프로그램인 액티브X(ActiveX)가 구동되지 않아 전자정부 관련 사이트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국내 대다수 사이트가 먹통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MS 브라우저를 사용 중인 한국 고객들에게 여전히 이 같은 내용을 상세히 고지하지 않고 있는 MS의 처사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MS, '액티브X 구동 불가' 공지無…정부, 출시 한 달 앞두고 MS에 '당부'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일 MS 관계자들과 만나 오는 29일 엣지 출시에 앞서 액티브X 프로그램이 가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포함해 엣지에서 호환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국내 이용자들에게 알릴 것을 MS에 당부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브라우저를 엣지로 업데이트한 이용자들이 국내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는지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공지하라 요청했다"며 "1차적으로 MS의 공지가 우선돼야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나선 이유는 국내 이용자들 중 상당수가 MS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4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 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PC 웹브라우저로 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이용자 비율이 87.5%에 달한다.

액티브X는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이 소프트웨어 설치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를 시작으로 인터넷뱅킹이나 보안프로그램에 접속할 때 거쳐야 하는 장치다. 유독 한국에서만 활발히 사용하는 이 프로그램은 해외 웹브라우저와의 호환성 문제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문제점 등으로 철폐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MS는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사용 중인 고객들에게 윈도 10 예약과 관련한 공지를 내보내고 있다. 공지에는 예약 일시와 예약 방법, 윈도 10의 기능 등이 나열돼 있지만 엣지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액티브X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과 같이 한국 고객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부분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뒤늦게 불편이 우려돼 윈도 10 예약을 해지하려는 이용자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윈도 10 예약 취소를 하려는데 MS가 공지한 이용절차대로 해도 잘 되지 않아 수십 분 동안 애를 먹었다"며 "윈도 10예약 버튼은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바로 예약되게 해 놓고 취소는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토로했다.

정작 MS는 윈도 10이 엣지와 인터넷익스플로러11을 동시에 지원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익스플로러11에서는 액티브X 구동이 가능하다.

MS관계자는 "윈도10이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미 고지한 부분"이라며 "윈도10을 이용하다 불편을 겪으면 인터넷익스플로러11로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프로그램 들고 날 때마다 '혼란'…'IT 강국'의 안타까운 현실

MS의 프로그램이 들고 날 때마다 벌어지는 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8명이 MS브라우저를 사용할 정도로 MS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유별난 현상이다.

전자정부를 운영하는 정부는 액티브X 개선 필요성이나 웹 표준 방식 도입에 대한 부분을 공감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신기술이 나올 때를 대비해 일일이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데 그치고 있다. 엣지에서 서울시청, 국회, 전자민원, 홈택스 등 주요 공공기관 사이트는 구동 할 수 없지만 인터넷익스플로러11에서는 접속이 가능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행자부 전자정부국 관계자는 "신기술이 나오면 기존 체제에서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 반드시 생긴다"며 "새로운 서비스와 신기술에 대비해 꾸준히 유연성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자정부 웹사이트는 글로벌 표준을 따라가기 바쁜 현실이다. 전자정부 웹사이트에 적용하는 인증서는 시중에 나온 브라우저에서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행자부는 연내 전자정부 웹사이트 인증서를 국제표준에 맞게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2017년까지 민간 주요 100대 웹사이트의 90%에서 액티브X를 없애자는 방침을 세웠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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