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착취자' '도박꾼'..적개심 표출하는 그리스-독일

2015. 7. 5. 07: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국제 채권단이 제안한 협상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지난주 그리스의 신문 1면은 과거 독일 나치 문양과 아니오를 뜻하는 '오히'(Oxi)로 메워져 있었다.

아테네 거리에는 독일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의 사진과 함께 "그는 5년 동안 당신의 피를 빨아왔다. 이제 그에게 아니라고 말해라"라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반면 독일 언론들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를 '착취자' '도박꾼' '비겁자' 등으로 부르며 경멸과 조롱을 퍼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둘러싸고 채무국인 그리스와 최대 채권국인 독일 사이의 긴장이 불만과 적개심 표출로 분출하고 있다며, 이른 시간에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반 유권자부터 정부 고위 관리까지 많은 독일인은 그리스가 유로존의 경쟁적인 현실과 세계화 추세에 적응하길 거부하는 비효율적인 그리스 경제와 공공 부문에 유럽이 보조금을 대도록 함으로써 유럽을 갈취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그리스 정부는 부패했고, 현재 치프라스 정부는 무모하다고 보는 것이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지난 3일 치프라스 총리가 머리에 총을 겨누는 몽타주와 함께 "돈을 내놓지 않으면 쏜다"라는 설명을 달아 1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그리스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보다 2010년 이후 그리스의 사회안전망을 상당 부문 삭감하도록 한 쇼이블레 장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높다.

ATM에 줄을 서 있던 80대 노인은 "그가 내 연금의 절반을 가져갔다"며 "일요일에 반대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고, 70대 농부는 "독일이 우리를 그들의 발밑에 두려 한다"며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당수인 파노스 캄메노스 국방장관은 지난주 의회에서 "이것은 독일이 지배하는 유럽"이라며 "위대한 '반대'는 나라 전체의 고통을 반대하는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독일 국민의 정서는 정반대다.

지난 3일 독일 제1공영 TV ARD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는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협상 결렬의 책임이 그리스에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리스가 양보해야 한다는 데 89%가 찬성했다.

같은 날 독일 대중지 빌트의 홈페이지에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도 조사에 참여한 20만 명 중 89%는 그리스에 더 이상의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빌트는 사설을 통해 "이런 결과는 정치인들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다. 독일인들은 빚을 떼어먹는 그리스를 지원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꼬집었다.

mihee@yna.co.kr

신경숙 '감자먹는사람들' 표절논란에 판매량 두 배로
휠체어 탄 은행강도…"총 가졌다" 협박해 1천불 빼앗아
'노무현 호두과자' 비난했다 기소된 네티즌 "괜한 고생"
'이엽우피소 섞였네'…백수오 파문, 공급 종자 문제인 듯
강원도 저수지서 아열대 육식어종 '피라니아' 발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