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국교 재개 20년..아이폰에 빠져드는 베트남

2015. 7. 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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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군사 밀착..교역 10년새 6배 급증, 중국 팽창 맞서 공동전선 "과거 전쟁에 집착 안한다..미래 보고 배울건 받아들인다"

경제·군사 밀착…교역 10년새 6배 급증, 중국 팽창 맞서 공동전선

"과거 전쟁에 집착 안한다…미래 보고 배울건 받아들인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지난 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에 있는 한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만난 찐 아잉 득(26) 씨는 애플 노트북과 아이폰을 쓰며 사업 구상에 여념이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보기술(IT) 분야의 창업을 준비 중이라는 득 씨는 "IT 산업이 발전한 미국을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베트남과 전쟁을 치른 미국의 문화와 상품에 대해 "전쟁 세대가 아니어서 전쟁은 잘 모른다"며 "제품의 질이 중요하지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하노이에서 문 연 지 2년 가까이 되는 한 애플 프리미엄 매장의 직원 쭈 꾸이 득(31) 씨는 "일반 매장 말고 최신 제품을 모두 파는 프리미엄 점포가 시내에 3개 있는데 상류층과 전문직 종사자가 많이 찾고 학생들도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오는 11일이면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지 20주년이 되는 베트남 대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이다.

40년 전인 1975년 북베트남군이 남베트남을 무너뜨리면서 단절된 양국의 외교관계는 베트남전 종전 20년 만인 1995년 재개됐다.

이제 베트남에서는 미국과의 과거사를 문제 삼는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오히려 동반자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대학생 응웬 티 투이(23·여) 씨는 "전쟁은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베트남과 미국이 경제,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며 "베트남의 발전을 위해 미국에서 배울만한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외교관계 재개 이후 경제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2004년 62억 달러에서 2014년 377억 달러로 10년 사이에 6배가량 커졌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가운데 미국은 3억1천만 달러로 10위를 기록해 전년보다 5계단 올라갔다.

미국은 동남아시아의 신흥국가로서 시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으로서는 작년 대미 수출액이 32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미국이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이 미국 주도로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을 만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창립 회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경제 개방과 교역 확대를 통한 실리를 최대한 챙기겠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 등 영유권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미국과 베트남의 군사협력 또한 긴밀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금수조치를 일부 해제한 데 이어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6월 하노이를 방문, 방위 협력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오는 6∼10일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TPP, 국방 협력 등 관심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미는 이번이 처음으로, 베트남전 종전 40주년이자 미국·베트남 국교 정상화 2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로 발생한 수백만 명의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치료, 베트남 전역에 아직 남아 있는 수십만 t의 불발탄은 치유되지 않은 전쟁의 상처로 남아있다.

베트남사회과학원의 꾸 찌 로이 미국학연구소장은 연합뉴스에 "베트남과 미국의 교류에서 무역과 투자가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베트남 안보를 위한 군사 협력 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 소장은 "고엽제 피해자 문제는 양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함께 해결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 앞으로 경제 발전과 평화를 위한 베트남과 미국의 협력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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