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에 숨겨진 '디테일' 5가지.."동일한 경험을 제공하라"

박성우 기자 2015. 7. 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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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3시 명동 프리스비 매장. 손님들로 붐벼야 할 시간이지만, 이날만은 일찍 문을 닫고 심지어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을 쳤다. 다음날 출시할 애플워치 제품 진열을 위한 조치였다. 애플은 미국 현지에서 기술자를 직접 투입해, 애플워치 진열용 원목 쇼케이스 위치와 제품 진열 순서까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애플워치에는 소비자를 감동시킬만한 여러가지 디테일 요소들이 있다. 제품은 물론, 제품을 판매·소개하는 방식 등 모든 부분에서 철저히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애플워치의 모든 패키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바코드나 부품번호가 새겨져 있다. 종이 상자 하나에도 품질을 관리하는 세심함을 보인다.

① 애플워치만을 위해 개발된 전시 쇼케이스

전 세계 어느 매장을 가도 애플워치는 원목으로 된 특수 쇼케이스에 전시돼 있다. 책상과 비슷하게 생긴 쇼케이스 위는 유리로 마감됐고, 내부에는 애플워치가 전시돼 있다. 마치 명품 시계 매장 진열대에 시계가 전시돼 있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애플 전문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특수 쇼케이스는 애플워치의 전시와 동시에 충전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애플워치 밴드 안쪽으로 무선 충전 코일을 내장한 팔찌 형식의 충전장치가 들어가게 된다. 쇼케이스 하단에는 전선을 정리하는 스프링 모양의 배선이 있다. 극소수의 보안인증된 사람만 쇼케이스를 열 수 있다.

제품의 순서는 크게 왼쪽부터 애플워치 스포츠, 애플워치, 애플워치 에디션 등으로 전시된다. 애플워치 스포츠는 시계줄의 색상에 따라 화이트,블루, 그린, 핑크, 블랙 순서로 전시된다. 각 제품 사이는 10cm 정도로 넉넉하게 공간을 마련하면서도 옆 제품과 한눈에 보고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② 애플워치, 판촉 집기류 100% 해외에서 공수

이처럼 애플워치 전시에 폭 넓게 활용되는 특수 쇼케이스와 받침대, 융 등 모든 용품은 모두 동일한 곳에서 공수받는다. 명품 매장처럼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자에게 동일한 '경험'을 주기 위한 애플만의 전략이다.

시착을 위해 8개의 애플워치를 동시에 보관할 수 있는 이동식 보관함을 비롯해 애플워치의 모든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 역시 해외에서 공수됐다. 심지어 직원들이 들고 다니며, 시착용 애플워치에 묻은 지문 자국과 오염물질을 닦는 초극세사 천(융)과 알콜솜까지 해외에서 들여왔다. 에디션 융은 그레이, 일반용은 남색이다.

애플이 이처럼 세계적으로 통일된 전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제품뿐만 아니라 제품 진열과 포장 등 모든 디테일 요소를 조너선 아이브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에는 제품이외 사용자의 경험과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마케팅과 개발분야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대학 디자인학과 교수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명차들은 멀리서봐도 해당 차량의 브랜드를 알 수 있을 만큼 뚜렷한 디자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며 "애플 제품과 포장의 디자인만 보고 소비자가 애플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명품화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애플의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포장 패키지

애플은 소비자가 제품 포장을 뜯는 순간조차 여러 번의 시험을 통해 최적의 디자인을 완성한다.

애플워치의 포장 패키지는 흰색에 단순한 사각형 모양으로 언뜻 봐도 애플 제품이라는 정체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애플워치 제품을 감싸는 비닐 포장은 위로 단 한 번 잡아당기는 동작으로 제거된다.

박스 상단에는 사과모양의 애플로고와 함께 '워치(WATCH)'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옆 테두리에는 정면에만 'C'자 모양의 애플워치 이미지와 제품명이 쓰여있다.

상자를 열면 사과모양의 애플로고가 음각으로 파인 플라스틱 케이스가 보인다. 케이스는 마치 명품시계를 구입할 때 제공하는 시계함과 비슷하게 생겼다. 케이스 내부는 시계에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도록 융 소재로 마감됐다.

④ 에디션, 시계 케이스조차 '명품'처럼

애플워치 에디션이 보관된 케이스의 경우 하나의 충전 거치대 역할을 한다. 상자 뒷면에는 충전기를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가 있어, 시계를 보관하는 동시에 충전까지 가능하다. 프리스비 측에 따르면 일부 사용자들은 애플워치 에디션 케이스만을 따로 구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있을 만큼 디자인과 실용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반 애플워치 케이스를 에디션 케이스처럼 개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애플워치 에디션 박스 DIY'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에는 케이스에 구멍을 뚫어 충전기를 연결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⑤ 10초면 시계줄 교체 '끝'

애플워치에 숨겨진 또하나의 특징은 시계줄(밴드)이다. 많은 사람이 시계를 구입하면서 시계줄의 사이즈를 조절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 보통 명품시계의 경우 특수장비가 필요해 일반 시계수리점에 가면 수리하지 못하고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수리점을 찾을 필요없이 사용자가 직접 사이즈를 줄이거나 시계줄을 교체할 수 있다.

애플워치의 본체와 시계줄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나서 힘을 주면 쉽게 시계줄이 빠진다. 실제 애플워치를 사용해 시계줄 사이즈를 조절하는 데는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고, 시계줄 교체에는 약 12초가 소요됐다. 별도의 도구를 쓰지 않고도 쉽고 빠르게 밴드 교체가 가능하다.

⑥ 애플워치 속 10시9분의 의미는?

최근 TV 방영을 시작한 애플워치의 광고를 비롯해 매장에 전시된 애플워치를 살펴보면 모든 제품의 시간이 10시 9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애플이 공식적으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우연이 아닌, 애플의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통 명품시계의 광고 이미지를 보면 10시 10분인 경우가 많다. 자세히 보면 롤렉스가 10시10분31초, 태그호이어는 10시10분37초로 조금 다르다. 하지만 명품 시계업계에서 10시10분은 불문율과 같다.

업계에서는 애플워치가 10시9분으로 표시하는 것에 대해 기존 명품시계 업체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또한 애플워치의 혁신성을 보여주기 위해 명품 시계보다 1분 빠른 9분을 가리킨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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