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통신]예비군 총기난사 8억원이면 막을 수 있었다
|
그리고 국방부는 TF팀을 운용한 지 한 달 만인 지난달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예비군 사격훈련체계 개선’ 방안을 보고했습니다. 정신질환을 앓다가 전역한 군 간부와 병사가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고, 사격장 마다 규격화된 총기 고정틀과 안전고리를 설치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11가지 방안이 나왔습니다.
군 당국이 TF팀 구성 전에 부랴부랴 내놓았던 대책 중 예산부담이 클 것으로 보였던 사안들은 모두 제외됐습니다. △사격 통제관의 무장·실탄지급 △사수보호를 위한 방탄유리 칸막이 설치 △사격장 사선 CCTV 설치 △개인화기 사격의 영상모의 사격 대체 방안 등입니다.
이번 사격훈련장 안전대책을 보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예비군 총기난사 사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제기됐던 총기 고정틀과 안전고리 설치와 관련된 예산입니다. 군 당국은 올해 9월 31일까지 모든 동원·일반 예비군훈련장 239곳에 총기 고정틀과 안전고리를 설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전 훈련장의 시설을 교체하는 데 드는 예산이 7억 8000만원에 불과합니다. 군 당국이 전 장병들의 어깨에 태극기를 부착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이 연간 8억원입니다.
|
이참에 군은 대대적(?)으로 예산을 들여 사격장 안전시설을 개선하려고 합니다. 총기 고정틀 보강사업 외에 내년까지 사로가 잘 보이는 통제탑, 탄약 분배대 보수, 신속한 사격훈련을 위한 레일이동형 표적확인 시스템, 사격장 방송시스템 마련에 드는 돈이 33억 4000여만원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이 총 41억 2000만원이라고 합니다.
다시 군복에 태극기를 다는 문제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군은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전 장병의 전투복에 태극기를 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군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고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군을 명예롭게 제대한 이들의 자긍심은 어떻게 높아질 수 있을까요?
1만원을 조금 넘는 예비군 훈련비, 동원훈련장의 열악한 시설, 가격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급식의 질 등 예비군을 둘러싼 문제는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이번 예비군 훈련 사고로 군 당국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으나 장기 해결과제로 미뤘습니다. 군이 말하는 장기과제는 10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런 와중에 예비군 사격장 안전을 강화하는데 드는 핵심 예산이 8억원 정도라니 안타까움은 더 커집니다. 예비군의 자긍심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면 이건 결국 군을 응원하는 국민들을 잃는 것입니다.
최선 (bestgiza@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돌싱男女, 재혼하면 이건 꼭 고칠 것..1위는?
- 20대男, 필로폰 투약 후 女목욕탕 침입 난동.. '공포'
- 꼬리밟힌 로또 1등 당첨자 38명, 지급된 791억 어쩌나..
- 촬영중 女배우 옷 단추뜯은 男배우, 성추행 조사받아.. 대본에 없는데
- 중국 사범대학서 남녀 대학생 1000명 체육관 혼숙 이유
- [단독]월 100만원 '필리핀 가사관리사' 8월부터 일한다
- "치킨회사 보고 있나?"…떡볶이 팔아 매출 '1천억' 돌파한 회사
- “살면서 처음 본다” 스님도 놀라…영덕 사찰서 발견된 이 생명체
- 12년 전 30억 사기치고 도주한 50대 男, 쿠웨이트서 강제송환
- “공무원이잖아요”…피해자 감동케 한 수사관의 한마디[따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