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분의 광란' 사직구장 7회말의 재구성

입력 2015. 7. 4. 22:42 수정 2015. 7. 1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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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32분에 방점을 찍는 롯데 정훈의 안타 순간

2안타 2볼넷 2득점. 롯데 자이언츠가 7회말에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얻어낸 기록이다. 언뜻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기록이지만 롯데가 승부를 완전히 가져간, 결정적 순간이었다.

롯데는 7회 선두타자 김문호가 안타를 쳐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6회에 이어 두 번째 선두타자 출루였다. 그러자 SK 벤치는 곧바로 진해수를 내리며 전유수를 올렸다. 롯데 역시 1루주자 김문호를 황동채로 바꾸며 추가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타석의 황재균과 구원투수 전유수 사이 승부에서 1루주자 황동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빛을 발했다. 공 하나마다 2루로 뛰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SK 배터리를 괴롭혔다. 결국 집중력이 분산된 전유수는 황재균에게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SK 포수 정상호는 전유수의 7구를 뒤로 빠뜨리며 황동채에게 3루까지 허용했다. 경기 중계를 맡은 MBC스포츠플러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타점, 홈런 등 기록도 중요하지만 저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것도 소중한 가치다"라며 황동채를 칭찬했다.

이후 4번타자 최준석은 4구 승부 만에 삼진을 당했다. 그 사이 황재균은 2루를 훔쳤다. 그러자 SK 벤치는 박종윤에게 고의4구 지시하며 오승택과의 승부를 원했다.

1사 만루 상황. 사직구장이 술렁였다. 오승택 타석에 대타 강민호가 나선 것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일주일 째 선발에서 빠진 강민호가 어제에 이어 대타로 팬들에게 선을 보였다. 롯데 팬들은 강민호의 등장음악인 '노브레인-넌 내게 반했어'에 맞춰 강민호에게 응원을 보냈다. '사직 아이돌'이라는 강민호의 별명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삼진.

2사 만루. 롯데 벤치의 선택은 또다시 대타였다. 종아리 부상으로 강민호와 마찬가지로 일주일 째 벤치에 머물던 정훈이었다. 그리고 정훈은 전유수의 6구째를 받아쳐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 5-2의 스코어가 7-2로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안중열의 볼넷으로 또다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우민의 2루 땅볼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그러나 32분의 공격으로 SK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정훈은 "그동안 팀에 보탬이 안 됐는데 곧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을 것 같다. 팀이 하루라도 빨리 치고 올라가야 하는 시점이다. 나나 (강)민호 형이나 빨리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승리소감을 전했다.

상대 투수들의 45구를 끌어내며 2안타 2볼넷. 빅 이닝은 아니었지만 상대를 그로기 상태에 빠뜨리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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