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전성시대? 화려함 뒤 노동·저임금 현실

김아영 기자 2015. 7. 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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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쿡방', 요리 방송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부쩍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셰프인데요, 주방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수장인 셰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요리사들은 장시간의 노동과 저임금을 오랜 기간 견뎌내야 합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 6시,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26살 정세준 씨의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오늘도 아침은 먹는 둥 마는둥입니다.

[정세준/경력 7개월 요리사 : (아침에는) 부랴부랴 나가기 바빠서 우유 한 잔 먹고요. 지금은 자취생이라서 재료 같은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자취방에서 나와 지하철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에 도착했습니다.

경력 7개월 차 요리사인 정 씨는 뜨거운 요리의 소스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조리대를 정리하고, 재료를 다듬고, 소스를 만들고,

[바로 나갈 거야. 바로, 바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일하고 나서 3시 반이 돼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습니다.

[식사 시간은 보통 오후 2시 반부터 시작하고, 유동적으로 손님들이 늦게 나가시면 조금 더 늦게 먹습니다. (오늘처럼요?) 네.]

밤 10시 반 퇴근까지 14시간가량을 대부분 서서 일했습니다.

이렇게 주 4일을 일하고 받는 연봉은 2천만 원 정도.

[('셰프'가 되기까지 어느 정도 더 해야 할까요?) 10년, 15년은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죠,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즐겁게 해요).]

상당수 요리사들의 근무 조건은 정 씨가 일하는 유명 레스토랑보다 훨씬 열악합니다.

[경력 20년 셰프 : (첫해에, 주 5일제로) 보통 한 140~150(만 원)을 받아요. 한 달에. 이직률이 상상을 초월할 걸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다 힘드니까요.]

요식업계 구인란을 보면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는 기본이고, 4대 보험이 적용 안 되는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열정 없이는 견디기 힘든 조건입니다.

[김 모 씨/경력 5년 셰프 : 복지나 이런 부분도 힘들거든요. (지인이 취업한 업장에서는) 쉬는 시간도 없고, 밥을 제공 안 해주고, 장사가 안된다고 (쉴 수 있는) 의자까지 뺏어버리는 거예요.]

[에드워드 권/셰프 : '주방장, 돈 많이 벌잖아' 정말 아니거든요. 굉장히 힘든 고된 직업입니다. 그 이면의 모습을 보시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거고.]

셰프들의 인기가 전에 없이 치솟는 요즘이지만, 대부분 요리사들이 장시간 노동, 저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은 여전합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하 륭, 영상편집 : 최은진)김아영 기자 ni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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