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더 이상 '목동 홈런왕'에 한정할 수 없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5. 7. 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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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넥센 박병호(29)가 올시즌 첫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했던 박병호는 5-3으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 두산 세 번째 투수 조승수의 2구째 시속 122km 슬라이더를 통타, 중견수 뒤를 넘어가는 초대형 투런 홈런(비거리 135m)을 때려냈다.

이후 넥센이 연장 승부 끝에 7-8로 패하면서 박병호의 홈런도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강민호와 테임즈를 밀어내고 올시즌 처음으로 홈런 단독 선두에 올랐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있는 한 방이었다. KBO 사상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박병호가 '목동 홈런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잘라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올시즌 홈에서 38경기, 원정에서도 38경기를 나란히 소화한 가운데 원정 홈런(15개)이 전체의 60%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원정구장 가운데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가장 많은 4홈런(6경기)을 때려냈고, 잠실(7경기)과 사직(6경기)에서도 나란히 3홈런씩을 터뜨리는 등 고른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 52홈런을 폭발시키며 개인 최고 기록을 수립했지만 원정 홈런은 17개에 그친 것이 사실이다. 홈런왕을 차지한 지난 3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도합 120홈런 가운데 홈(195경기 69개) 기록이 원정(194경기 51개)보다 월등히 좋았다.

이 기간 평균 비거리 120.7m의 괴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구장을 따진다는 자체가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이같은 편견이 내심 박병호에게는 상처로 남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그는 또 한 번의 진화를 통해 스스로 본인의 위력을 증명해내고 있다. 올시즌 전체 홈런에서는 아직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시점이지만 원정 홈런에서는 이미 2개 차까지 다가섰으며,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였던 2012년(원정 19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홈런 뿐 아니라 박병호는 올해 원정경기에서 타율 3할6푼7리 38타점 40득점 장타율 7할4푼1리 출루율 4할7푼2리 등을 기록, 홈경기(타율 0.324 27타점 32득점 장타율 0.593 출루율 0.402) 보다 훨씬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원정 경기(타율 0.254 장타율 0.525 출루율 0.392)와 비교했을 때에는 가히 놀라운 수준까지 기록을 끌어올렸다.

사실 2012년 첫 홈런왕 당시만 하더라도 박병호는 31홈런 가운데 19홈런을 원정에서 쏘아 올리는 등 대부분의 기록에서 '원정 우위'를 나타냈다. 엄밀히 지난 2년 동안의 성적 때문에 홈경기에 의존한다는 꼬리표가 뒤따랐지만 사상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 및 개인 원정 최다 홈런 기록 등이 나란히 수립될 경우 이제는 만인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짜 홈런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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