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신개념 더블마무리, 그 배경과 실체

김진성 2015. 7.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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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개념 더블마무리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막 지난 상황. 두산은 벌써 수 차례 마무리투수 주인공이 바뀌었다. 윤명준으로 시작한 뒤 집단마무리를 채택했다가 다시 윤명준이 마무리를 맡았다. 그러나 노경은으로 바뀌었고, 노경은은 다시 이현승과 오현택에게 마무리를 넘겨줬다. 두산은 10개구단 중 유일하게 더블마무리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현승-오현택 더블 마무리 체제도 노경은의 행보에 따라 금방 막을 내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3일 노경은이 기약 없는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현 상황에선 이현승-오현택 체제로 정규시즌 끝까지 가는 게 최상이다. 현실적으로 이 더블마무리 체제마저 무너질 경우 두산 뒷문은 더 이상 대안이 없다.

▲고육지책

김태형 감독이 더블마무리 시스템을 택한 건 일종의 고육지책. 그동안 마무리를 거쳐간 윤명준과 노경은은 장,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불안한 제구를 구위로 압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불합격 판정이 내려졌다. 마무리 경험이 부족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노경은은 기약 없는 2군행 통보를 받았고 윤명준도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

두 사람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서 김 감독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베테랑 이현승을 마무리로 쓰고 있다. 아무래도 불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구위보다는 제구와 경기운영으로 승부,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해도 밀리는 구석도 없다.

하지만, 이현승 역시 초보 마무리. 마무리 경험은 처음이다. 다른 불펜 투수들에 비해 연투 능력은 약간 떨어진다. 그래서 김 감독은 불펜에서 구위가 가장 좋고 심리적인 타격도 적은 오현택도 마무리로 택했다. 오현택 역시 마무리는 첫 경험. 두 사람이 마무리를 분담하면서 서로 심리적인 부담감을 낮출 수 있다. 좌완과 우완 사이드암으로 투구 유형도 전혀 다르다. 상황에 따른 맞춤형 기용으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현승과 오현택 개개인의 실패 가능성을 낮추면서, 두산이 받을 수 있는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합.

▲독특한 시스템

그런데 두산의 더블마무리 운영 시스템에서 독특함이 발견된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현승이 위주"라고 했다. 이 부분은 이해가 된다. 이현승이 오현택보다 불펜 경험이 많기 때문. 하지만, 기계적으로 이현승이 오현택 뒤에 등판하는 건 아니다. 경기 상황, 상대 타선의 유형과 데이터에 따라 두 사람의 등판 순서는 바뀔 수 있다.

3일 잠실 넥센전서도 두 사람은 9회와 10회에 등판, 각각 1이닝을 막아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매 경기 1이닝만 소화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2이닝 이상 던질 수도 있고,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현승이에게 미리 얘기해줬다.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등판할 수도 있고, 8회에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털어놨다. 미리 양해를 구하면서, 혹시 모를 논란을 사전에 차단했다.

현실적으로 두 사람이 1이닝씩만을 맡으면서 경기를 끝낼 정도로 두산 불펜이 풍요로운 상황이 아니다. 노경은이 2군행 통보를 받았고, 지친 윤명준이 잠시 쉰다. 함덕주도 어깨 피로누적으로 1군에서 말소된 뒤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현 시점에서 두산 불펜 필승조 자체가 사실상 무너졌다. 현재 두산 불펜을 보면 딱히 필승조와 추격조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경험과 세기가 부족한 투수가 많다. 결국 이현승과 오현택이 3~4이닝씩 합작하면서 필승조와 마무리 역할을 병행해야 하는 처지. 체력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함덕주가 돌아와서 두 사람의 앞을 받쳐주면 그나마 이현승과 오현택의 부담감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현재 안정감이 높은 선발진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 불펜의 몫까지 최대한 덜어주면 금상첨화다. 후반기에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가세하면 허준혁과 진야곱 중 1명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이현승과 오현택에겐 호재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두산의 신개념 더블마무리 시스템은 마침맞다.

[이현승(위), 오현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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