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이수근 "재밌는 녀석으로 다시 기억되고파"[인터뷰]

2015. 7. 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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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권지영 기자] 불법 도박으로 모든 방송을 하차했던 개그맨 이수근이 2년여 만에 복귀, 공식석상에 섰다. 이수근은 지난 3일 오후 개관한 윤형빈 소극장 2호점을 찾아 '관객과의 전쟁' 무대에 오른 것. 이수근은 그간 방송을 떠나있던 심경과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이수근은 3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케이블채널 KBSN 당구 버라이어티 '죽방전설'로 복귀한 것에 대해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지금은 현재 주어진 대로 열심히 할 뿐이다. 이전보다 열정이 많이 생겼다"라며 "시청자에 용서 받는 길은 다시 웃음을 많이 드리는 길밖에는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수근은 '죽방전설'에 이어 CJ E&M에서 제작하는 해외 올로케 서핑 리얼리티 프로그램 '더 서퍼스' 합류 소식을 알리는 등 본격적인 재기 움직임을 보이는 중. 이수근은 이 모든 것이 선후배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대인기피증이 생겨서 무작정 사람들과 안 마주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들이 격려해줬다. 스스로 복귀할 마음을 먹은 게 아니라, 주변에서 시험대에 올라가 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개그맨은 다시 한다는 거에 있어 자신감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런데 스스로 정신적으로 그런 자신감을 눌러버리니 힘들었다. 개그맨은 웃음을 주는 직업이고 내 캐릭터가 '국민일꾼'이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시청자의 배신감이 많이 컸을 것을 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 좋은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한 자책감이 컸다. 그런데 예전만 못하다는 말을 듣는 게 더 힘들 것 같다."

또한 이수근은 자숙 기간 부산에 있는 윤형빈 소극장 무대에 올랐던 것에 대해 "형빈이는 내가 자숙할 때 관객을 만나라는 용기를 줬다.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1년 정도 후에 관객을 만났다. '개그콘서트' 시절을 생각하면서 코너를 짰다.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가 됐다. 개그하는 게 가장 행복한데, 나 스스로 이 행복을 걷어찼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간 인생 공부를 했다. 개그맨은 철이 들면 안 된다고 하지만 철이 든 것 같다. 뭐가 됐든 정말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그저 재미있는 녀석으로 다시 기억되고 싶은 생각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수근은 앞서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6' 무대를 통해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SNL코리아'는 그동안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이 출연해 자신들 잘못을 들춰내는 '셀프 디스' 콩트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수근 또한 이 방송에서 "쓸데 없는 짓을 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뺨을 때리는 개그를 선보였고, 방송 말미 "정말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그의 진심을 전한 바 있다.

"복귀를 할 때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보다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SNL코리아6'에 나갔을 때는 눈치가 많이 보였다. 내가 괜히 누를 끼치는게 아닐까, 그런 걱정을 많이 해서 자신감도 없었다. 그 무대에서는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런 긴장감을 가리기 위해 분장을 많이 했다. 카메라가 넘어올 때마다 너무 떨렸다. 복잡했다."

"방송하는 사람이 카메라를 떠나서 산다는 것 자체가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당연히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비롯된 일이기 때문에, 누구의 탓을 하지는 않는다.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분명히 느끼는 점이 많았다.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혼날 부분은 혼나고, 피하지 않고 부딪히는 게 비겁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한다."

밝고 성실한 이미지와 재치 넘치는 입담에 호감을 느끼던 시청자들은 그의 이미지와 대치되는 과오에 큰 실망감을 전했던 상황. 이수근은 다시 한 번 열정을 가지고 시청자에 웃음을 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아직 내가 복귀한지 모르는 분도 많다. 길을 지나가다가도 혼내주는 분도 많다. 지금은 방송활동에 대한 욕심 보다는 찾아주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자숙하는 동안 내가 했던 방송을 다시 보면서 피곤하고 열정없어 보이는 모습에 한심하다는 생각도 했다. 또 지금 나오는 여러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저 상황에 갔을 때 어떻게 했을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지금의 열정이 변한다면, 그 때는 방송을 그만할 거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겠다. 많은 분들에게 정말 많은 피해를 안겼다. 앞으로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 빚을 갚다보면 40대를 다 보낼 것 같다."

이수근은 지난 2013년 11월 불법 도박(맞대기) 혐의로 기소되면서 모든 방송 활동을 공식 중단했다. 같은 해 12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항소를 포기한 채 자숙기를 보내왔다. 지난달 15일 방송활동을 재개했다.

jykw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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