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대륙, "외모 아닌 야구로 보여주고 싶다"

2015. 7. 4. 06: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선수에게 준수한 외모는 득일까 독일까? 프로구단의 기본적 목표는 이윤 창출이다. 선수들을 상품화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외모적으로 뛰어난 선수는 더 많은 유니폼을 팔고, 더 많은 팬을 경기장에 불러 모은다.

반면 실력이 동반되지 않을 때 선수의 외모는 '저격 대상'이 되기 쉽다. 부진에 빠진 선수에게 '외모에 신경 쓰느라 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김대륙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얼마 전 포털사이트 지식 검색에 하나의 사진이 올라와 이슈가 됐다.

지식 검색에 올라온 김대륙에 대한 질문

위 사진은 김대륙에게 관심을 보인 한 네티즌이 '이 선수 누구냐'며 올린 질문글이다. 이 글은 캡쳐가 돼 많은 야구 커뮤니티 사이트에 오르내렸다. 올해 데뷔한 신인 김대륙은 야구실력보다 외모로 먼저 관심 받고 있다. 그 점이 그의 고민이라고 한다. 김대륙을 만나 그의 프로 적응기를 들어봤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김대륙은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충만한 선수다.

-시즌 시작할 때 등번호가 113번이었는데 도중에 42번으로 바뀌었다. 어떤가?
등이 가볍다. (웃음) 라커룸에 걸린 유니폼 보면 뿌듯하고 기분 좋아진다.

-1군에서 뛴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간다.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나에겐 꿈만 같은 시간이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그럼에도 퓨처스 팀에서 시즌을 시작했을 때 내심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1군에 올라가지 못했던 거니까. 퓨처스 팀이든 3군이든 열심히만 하면 다시 부름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훈련에 집중했다.

-수비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스스로도 동의하는지 궁금하다.
아마추어 때부터 수비 좋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나 역시 자신 있었고.(웃음) 항상 신경 쓴다.

-반대로 타격은 좀 아쉽다. (1군 14경기 타율 0.143) 퓨처스리그에서는 방망이도 곧잘 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부딪혀보니 어떤 게 가장 어려웠나?
말한 것처럼 퓨처스리그에서는 3할 넘게 쳤다(퓨처스 32경기 타율 0.321 4홈런 30타점). 1군 투수들과 퓨처스리그 투수들이 다른 건 변화구 같다. 속구만 온다 하면 해볼 만할 것 같은데 변화구는 여전히 어렵다.

-상대해본 투수 중 가장 어려웠던 건 누구인가?
당연히 김광현 선배다. 타석에서 본 김광현 선배의 공은 내가 그동안 상대했던 투수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속구면 속구, 변화구면 변화구. 모두가 다른 영역인 것만 같았다. 한 번 겪었으니 다음에 상대할 땐 안타를 치도록 하겠다.

-데뷔 첫 안타 순간(6월 11일 사직 kt전)은 여전히 생생할 것 같다.
사실 1군에 올라왔을 때부터 형들이 볼이든 스트라이크든 초구를 노리라고 조언해줬다. 그러면 뭐가 됐든 나온다고. (웃음) 1군 투수들 변화구가 좋으니까 초구 놓치면 수싸움에서 밀릴 거라고 설명해줬다. 그래서 들어가기 전부터 초구 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kt 엄상백 선수의 초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다. 기분은 좋았는데, 팀이 5-15로 크게 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롤모델이 있다면?
나는 대학시절부터 (신)본기 형이 롤모델이었다.

-신본기 선수와 동아대 시절부터 함께 해서 그런가?
아무래도 가까이서 직접 봤으니까 그런 것 같다. 언제나 열심히 한다. 본기 형의 수비를 닮고 싶다. 팀 동료로서 배운 게 정말 많았다.

롯데 김대륙(사진=롯데 자이언츠)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인가?
(오)윤석이 형이다. 퓨처스팀에서부터 같이 키스톤 콤비 했기 때문이다. 서로 1군 엔트리 진입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약속했어요. 지금 1군에 함께 해서 좋다.

-남자한테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얼굴이 굉장히 잘생겼다. (웃음)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사실 잘생겼다는 얘기는 종종 듣는다. 그런데 여성 팬들에게 인기는 잘 모르겠다. 유니폼을 있었을 때는 알아보는 편인데, 사복 입고 사직구장에 왔을 때도 다들 못 알아보시더라(웃음).

-아마 조만간 많이들 알아볼 것이다. (웃음)
사실 요즘 들어 고민이 하나 있다. 야구보다 얼굴로 주목받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얼굴로 야구한다'는 얘기는 정말 싫다.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별명이 '뺀질이'였다. 생긴 것만 보고 그렇게 불렸다. (웃음) 사실 그런 이야기 때문에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했다. 야구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야구를 더 잘해서 그런 얘기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걸 위한 김대륙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수비다. 특히 송구는 누구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

-그렇다면 보완하고 싶은 건?
역시 타격인 것 같다.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는 기본인 것 같다. 타격도 어느 정도는 해야 한다. 아직 난 타격에서 많은 걸 보여주지 못했다. 당장 퓨처스 팀에 내려가도 할 말 없다. 더 독하게 연습하겠다. 그래서 '수비만 좋은 선수'가 아닌 '수비도 좋은 선수'라고 불리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에 들어온 건 나에게 영광이다. 좋은 코치님들과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 앞으로 얼굴로 야구하는 김대륙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김대륙이 되겠다.

김대륙은 6월 5일 콜업 이후 꾸준히 1군에 머물고 있다. 조금씩 1군에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자신의 강점인 수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약점인 타격을 보완하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태도는 진중했다.

"너의 행동은 너의 습관이 된다. 그리고 너의 습관은 너의 가치가 된다."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말이다. 김대륙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 활약한다면 팬들 역시 외모 뒤에 가려진 김대륙의 '야구에 대한 진심'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외모가 아닌 진심이 김대륙의 진정한 가치가 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