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범벅 동료 "살려달라"..맨손으로라도 구하려 했지만

2015. 7. 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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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주변 잡목 지렛대로 쓰고 차체 위 뛰어도 봤지만 허사 인천시 사무관 추락 직후 구조상황 전언 "고개를 들 수 없다.."

모두 주변 잡목 지렛대로 쓰고 차체 위 뛰어도 봤지만 허사

인천시 사무관 추락 직후 구조상황 전언 "고개를 들 수 없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버스 안에서 동료 공무원들이 구해달라고 소리치는데… 맨손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습니다…"

인천시 소속 사무관 이모(54)씨는 지난 1일 중국 지린성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 당시 상황을 회상하다가 괴로움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안에서 버스 6대에 나눠타고 출발한 지 50분쯤 흘렀을 때쯤 누군가 차창 밖을 가리키며 '앞 버스가 추락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10여m 아래 바닥에 처박힌 버스를 보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고 버스로 달려갔다.

"27년 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 지원도 많이 나갔지만 그런 처참한 장면은 처음이었습니다. 버스는 종잇장처럼 구겨졌고 피범벅이 된 동료들은 가쁜 숨을 내쉬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고요…"

이씨는 동료들을 버스 밖으로 끄집어내려 애썼지만 차체가 이미 3분의 1가량 찌그러진 탓에 역부족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굵은 잡목이 보였습니다.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얼른 집어와 찌그러진 창문 철제 틀을 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씨는 이번에는 다른 동료 5∼6명과 함께 차창 옆 부분에 올라가 '쿵쿵' 뛰며 차창 공간을 벌리려 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버스 안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음이 계속 들리고 버스 밖 공무원들은 이러저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자 발만 동동 구르고… 무기력함에 오열을 터뜨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 없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때 중국 구조대와 굴착기가 도착했다.

구조작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속 버스에서 실려 나왔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것은 또다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씨는 "불과 1시간 전 버스 출발에 앞서 커피를 한잔하며 담소를 나눴던 동료 공무원이 주검으로 실려 나오는데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정신적 충격에 매우 괴로워하고 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인천에서는 이번 연수에 총 8명의 사무관이 참가했다.

이 중 서구 소속 한모(55) 노인장애인복지과장이 숨지고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이모(55) 사무관은 갈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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