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a.final: 열등감(칠레)이 우월감(아르헨)을 만나면?

윤진만 2015. 7. 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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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국경이 맞닿은 남아메리카의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코파우에(Copahue) 화산과 남쪽의 티에라델푸에고섬의 공동 소유국으로 화산,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에 따른 걱정과 슬픔을 공유한다. 생김새(라틴계)가 비슷하고, 같은 모국어(스페인어)를 쓰며, 1인당 GDP(국내총생산)도 엇비슷하다. 핀란드와 스웨덴, 벨기에와 네덜란드처럼 국경선을 훌쩍 넘어도 사는 데 아무 불편함이 없다. 올라? 올라!

하지만 잔디 위에서만큼은 철저하게 남남이다. 말이 통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달까? 축구역사에서 아직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칠레가 디에고 마라도나로 대표하는 '우월헨티나'에 열등감을 가진 형국이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코파아메리카도 번쩍 들고, 근 30~40년 사이에 세계 최고의 선수를 두 명이나 배출할 때 칠레는 코파우에 화산 반대편에서 '안 부럽다', '부럽지 않다', '배 아프지만 참을 수 있다'를 되뇌었다.

*칠레의 열등감

역대전적 79전 6승 21무 52패(※국제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 rsssf > 자료). 칠레는 가장 큰 두 대회인 FIFA월드컵(1패)과 코파아메리카(6무 19패) 본선에서 한 번도 아르헨티나를 넘은 적이 없다. 알렉시스 산체스(1988년생), 나아가 클라우디오 브라보(1983년생) 출생 이후 승리한 적은 딱 한 번, 2008년 10월16일 2010남아공월드컵 남미 예선이다. 바꿔 말해 리오넬 메시는 칠레에 한 번 졌을 뿐이다.

칠레의 열등감은 코파아메리카에서 더욱 뚜렷했다. 2015년 대회 개최 이전 칠레가 남미 챔피언십 대회 포함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대회는 총 6회. 그중 4번의 대회에서 하필 아르헨티나가 우승했다. 가장 최근 열린 1991년 대회에서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아르헨티나가 이반 사모라노의 칠레를 훌쩍 뛰어넘어 13번째 타이틀을 챙겼다. 같은 기간 칠레는 코파아메리카에서 19번 준결승(또는 4위 내 입상)에 올라 4번 결승(또는 2위 내 입상)에 진출했고,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기대감: 아르헨티나전 6승을 모두 칠레 축구의 성지이자 2015년 대회 결승전 장소인 산티아고에서 이뤄낸 점은 큰 위안거리다. 2008년 승리한 경기도 바로 이 산티아고에서 열렸다.

*산체스의 열등감

그는 매우 빠르고, 날렵하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스케이트를 타듯이 잔디 위를 누빈다.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언제 슈팅을 때릴지 감이 잡히지 않아 상대팀 수비수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수치(1골)만 놓고 볼 때 이번 대회에서 그다지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칠레 국민이 칠레 대표팀 통산 득점순위 4위(27골)인 산체스에게 기대한 모습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다.

결승전에선 기대를 걸어도 좋다. 전 FC바르셀로나 동료 메시가 뛴다는 것 자체가 최고의 동기부여다. 산체스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는 동안 아스널에서만큼 충분한 기회와 애정을 듬뿍 받지 못했다. 메시 주연의 팀에서 그는 페드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크리스티안 테요와 같은 조연이었다. 분명 원하던 상황은 아니었다. 코파아메리카 결승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할 좋은 무대다. 산체스는 대회전부터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을 바랐다.

기대감: 메시는 산체스와 마찬가지로 이 대회에서 아직 1골에 그쳤다. '이타'적인 메시는 '이기'적인 메시에 비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는다. 홈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칠레는 파라과이와 다르다. 그가 침묵하면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비달의 열등감

아르투르 비달와 개리 메델의 열등감은 2007FIFAU-20월드컵에서부터 시작한다. 6득 0실의 완벽한 경기력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16강에서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만났는데, 그 경기에서 비달이 선제결승골을 쐈다. 칠레발 돌풍은 8강에서 복병 나이지리아까지 삼켰다. U-20월드컵 역사상 칠레가 4강에 오른 건 1987년 대회 이후 20년만이었다. 그들은 만족하지 않고 우승을 향해 달렸다. 물오른 경기력은 우승후보이자 준결승 상대 아르헨티나에 견줄 만하다는 평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 12분 앙헬 디 마리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6경기만의 첫 실점에 어리둥절하던 터. 3분 뒤 메델이 가브리엘 메르카도를 걷어차 일발 퇴장했다. 후반 아르헨티나가 추가골을 넣었고, 칠레는 한 명의 퇴장자를 추가했다. 최종 스코어 0-3으로 탈락. 3위는 칠레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 발목 잡힌 것, 그리고 그 아르헨티나가 결국 우승한 것은 칠레로선 배 아픈 일이었다. 특히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의 벽에 부딪힌 비달과 메델에겐 그날의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기대감: 2007년 아르헨티나 U-20팀의 우승을 이끈 우고 토칼리 감독은 공교롭게도 2013년부터 칠레 U-20팀을 지휘하는 중이다. 당시 아르헨티나 U-20팀의 주축 세르히오 아구에로, 디 마리아, 에네르 바네가, 세르히오 로메로 등의 특성을 잘 아는 만큼 그의 조언은 호르헤 삼파올리 칠레 감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삼파올리의 열등감

삼파올리 감독은 헤라르도 마르티노 아르헨티나 감독의 출생지는 직선거리로 불과 30마일(49.3km) 떨어진,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삼파올리 감독이 약 2년 8개월 먼저 카실다라는 도시에서 눈을 떴고, 뒤이어 마르티노 감독이 체게바라와 메시의 고향으로 유명해진 로사리오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1977~1979년 뉴웰스올드보이스 유소년팀에서 같이 뛰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마르티노 감독이 십대에 1군에 데뷔해 빠르게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것과 달리 삼파올리 감독은 치명적인 부상으로 19세에 축구화를 벗었다. 이때부터 둘은 다른 길을 걸었다. 삼파올리 감독은 20대부터 지도자 길로 들어섰다. 남미의 비인기팀을 전전하다가 2011년 우니베르시다드데칠레의 코파수다메리카나 우승을 이끈 뒤에야 이름을 알렸다. 마르티노 감독은 뉴웰스올드보이스의 레전드가 되었고, 아르헨티나 대표로도 활약했다. 2006~2011년 파라과이, 2012~2013년 뉴웰스올드보이스, 2013~2014년 FC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아 감독으로도 승승장구했다.

기대감: 삼파올리 감독은 '버스 주차법'을 모르는 것 같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전진 압박과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을 주문한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보다 3골 많은 13골(5경기)을 넣었고, 패스 정확도, 드리블 성공률, 태클 성공률에서도 앞선다. 아르헨티나가 여태껏 상대한 팀들과는 다른 향기가 풍긴다.

*Bonus: 결승전에 관한 숨은 정보

- 칠레는 조별리그~준결승전까지 5경기를 모두 산티아고에서만 치렀다. 이것은 홈 어드밴티지입니~~다

- 최근 10번의 대회 중 개최국이 세 번 우승했다. 1989브라질, 1995우루과이, 2001콜롬비아. 30%

- 압박감 때문일까. 2004년 대회부터 3회 연속 개최국은 4강에도 들지 못했다. 남의 잔치

- 칠레가 아르헨티나를 이긴 2008년 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국내 축구팬에게 익숙한 드로겟(전 전북, 제주)이 뛰었다. 그는 전반 20분 마크 곤살레스와 교체되어 7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더 잘해줄 걸

- 당시 칠레의 감독은 '미치광이(El loco)' 마르셀로 비엘사였다. 그 역시 아르헨티나인이다. 감독 수출국

- 메시와 비달은 2014-15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르고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결승에서 만난다. 당시에는 비달의 유벤투스가 완패했었다. 페라리는 강녕하신가?

- 메델은 2009~2011년 아르헨티나의 명문 보카주니어스에서 활약했다. 그의 앞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플레이메이커 후안 로만 리켈메가 있었다. 뒤가 든든!

- 산체스는 아스널로 떠나기 전 소속팀에선 마르티노, 대표팀에서 삼파올리 감독의 지시를 받았다. 내 과거를 아는 너

*2015코파아메리카 결승전

2015년 7월5일 05시, 에스타디오나시오날(산티아고)

SBS, SBS SPORTS, 아프리카TV 중계

글=윤진만,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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