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원은 무슨..홈플러스 인수전 김샜다

김참 기자 입력 2015. 7. 3. 15:19 수정 2015. 7. 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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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단골 메뉴다. 지난해에도 M&A시장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국내 유통기업 중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었다. 대형마트의 성장성에 한계가 온 데다 유통경기도 나빴기 때문이다.

7조원에 육박하는 홈플러스 인수가도 부담이었다. 결국 지방점포 분리매각 등도 추진했으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번 인수전도 전처럼 맥빠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7조 혹은 그 이상을 매각으로 챙겨가려던 테스코의 계획은 이미 틀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홈플러스 본입찰 단계에 오른 곳은 해외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골드만삭스 PIA와 국내 PEF인 MBK파트너스 등 4개사다.

M&A가 PEF만의 경쟁으로 돌아가자 시장에서 거론되는 예상 매각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매각 대금은 당초보다 1조 정도 떨어진 5조~6조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영국 본사 상황이 나빠 반드시 팔아야 할 처지라면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시장가에 매각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영국 테스코 경영진이 분식회계로 교체되면서 해외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개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여기에 테스코는 지난해 세전 기준 64억 파운드, 한화로 약 10조원의 손실을 기록해 창립 이후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략적투자자(SI)가 M&A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흥행이 빨간불이다. M&A매물은 전략적투자자가 참여해야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다. 회사의 성장성 측면에서 꼭 사야겠다는 절박함, 그리고 오너와 경영진의 의지가 가격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인수 뒤에 다시 수익을 내서 되팔아야 하는 PEF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다. 이 때문에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유일한 전략적투자자인 오리온이 본 입찰 후보군에서 탈락한 것은 그 만큼 홈플러스 인수전 흥행에 부정적이다.

국내 PEF 한 관계자는 "PEF 일반적으로 매물의 재무적인 상황을 보고 기업가치를 판단해 매각 가격이 올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PEF가 국내 전략적투자자들 끌어들여 홈플러스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아직 남았다고 보고 있다. 그간 홈플러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국내 유통기업인 현대백화점, 농협, 오리온 등이 이들과 함께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이나 오리온은 전부터 인수 의지를 보였던 만큼 가격만 맞는다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PEF입장에서도 국내 대형마트 업황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재매각을 고려해 지금 사둔다고 해도 향후 덩치가 큰 홈플러스를 되파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전략적투자자와 함께 M&A에 참여하게 되면 추후 전략적투자자가 PEF지분을 다시 사가는 것이 가능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노조가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인 사모펀드가 인수주체로 거론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도 부담"이라며 "PEF입장에서는 재매각이나 여론전에서라도 유리하게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내 전략적투자자를 끌어들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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