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마니아 우승 황철순 "역경 딛고 맺은 결실, 두배의 감동"

이호욱·고준일 2015. 7. 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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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와 강경원의 올림피아 진출로 보디빌딩계가 한껏 고무돼있는 요즘이다. 두 선수는 프로카드를 손에 넣자마자 맹활약하더니 순식간에 올림피아 진출을 확정지었다. 보디빌더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올림피아 진출은 60여년 한국 보디빌딩 역사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한다.

그러나 개념상 보디빌딩을 포함하고 있는 피트니스로 시야를 넓히면 경사는 올림피아 진출이 전부가 아니다. 2012년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아메리카에서 우승했던 황철순은 최근 머슬마니아 세계대회를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경원이 달라스에서 열린 IFBB 프로 대회에서 우승하며 올림피아 출전 티켓을 손에 넣었던 지난달 21일, 황철순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머슬마니아 대회의 정상에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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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성과지만 황철순을 향한 시선이 축하로 가득한 것만은 아니다. 황철순은 약 6개월 전 폭행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는데, 그것이 지난달 19일 보도되면서 언론들로부터 몰매를 맞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몸짱 스타의 올바르지 못한 행동에 많은 질타와 비난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것이 영향을 미쳤는지 우승이라는 큰 실적을 남겼음에도 기사 한줄 보기 어려웠다.

황철순은 당시 매우 바쁜 시기였다. 자신이 경영하는 트레이닝 센터(KLEANFIT)의 오픈 준비와 대회 출전을 위한 운동을 병행했다. 그 상황에서 폭행사건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특히 편향된 초기 보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 머슬마니아 대회 참가를 수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운동에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한 채 눈물의 바벨을 들어 올린 끝에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생애 가장 큰 커리어를 따낸 것은 황철순에게 두 배의 감동으로 돌아왔다. 폭행사건,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참가, 머슬마니아 코리아와의 마찰, 머슬마니아의 중국 및 태국 진출, 징맨이라는 수식어 등에 대해 황철순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하는 황철순 인터뷰 전문.

- 세계 챔피언이 된 것을 축하한다. 먼저 우승 소감 부탁한다.
▲ 이미 2012년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롭다. 우승이 확정됐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클린핏이라는 트레이닝 센터 오픈 준비와 폭행연루 등 여러 일로 '포기할까 말까'를 수없이 고민하다 출전 결론을 내렸는데, 좋은 결실을 맺었다. 응원해주신 모든 지인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 말이 나온 김에 묻겠다. 폭행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 해명 기사대로다. 처음에 취재에 응했는데 알맹이만 쏙 빼버린 말도 안 되는 기사가 나가면서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내가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달게 처벌을 받을 것임을 밝힌 상태에서 정확한 내용을 써달라고 부탁한 결과 다행히 옹호하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일로 기자 분들이 너무 무서워졌다.

- 아무래도 그 일 때문에 경기에 지장이 있었을 것 같은데.
▲ 솔직히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이미 6개월이나 지난 사건인데, 뒤늦게 기사가 터지면서 크게 이슈가 됐다. 소식이 알려진 뒤 기자들에게 하루 1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았다. 반 협박성으로 나오는 기자도 있었다.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또 하필이면 기사가 나온 날이 센터 개업식 전날이라 개업식을 못했으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선생님들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운동에 열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운동 영상을 찍어 재능기부처럼 공유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좋은 동기부여로 이어지며 이번에 대회 우승까지 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스토리가 된 것 같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결실을 맺은 만큼 그 감동은 두 배였다. 물론 실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사과를 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도 덮기 어려운 것을 안다.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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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겠다. 머슬마니아도 IFBB처럼 우승 기록이 계속 누적되는 것인가?
▲ 랭킹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랭킹이 3~4등 수준이고, 은퇴한 선수를 제외하면 내가 1~2등 정도다. 26년째 열리고 있는 머슬마니아 대회에 7년 연속 출전했다. 현역 선수들 모두를 포함해 내가 최다 참가자인 것으로 안다. 한 번 갈 때마다 약 3천만원의 경비가 지출되는데, 다행히 루이스 협회장이 일부 후원을 해준 덕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 국내에 머슬마니아를 처음 소개한 사람이 본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머슬마니아에서는 황철순이라는 이름을 볼 수 없다. 이번에 세계대회에서 우승했음에도 입상자 명단에 본인만 빠져있는 듯 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 사실 머슬마니아 코리아와는 반대편에 선 상황이다. 머슬마니아 차이나 지부 권한이 나에게 있고, 중국의 가능성이 워낙 크다보니 중국 대회가 거의 머슬마니아 아시아 대회격이 되고 있다. 그런 관계로 머슬마니아 코리아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국내 피트니스 분야에 내로라하는 선수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선수들 대부분이 머슬마니아 출신이다. 하지만 특정 이유로 머슬마니아 코리아와는 등을 진 상태다.

-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겠나.
▲ 머슬마니아 본부에서 나는 '한국의 특파원'과 같은 존재다. 초대 머슬마니아를 운영했던 현 WBC의 손영주 대표가 머슬마니아 코리아의 운영권을 상실했고, 당시 머슬마니아 루이스 회장이 머슬마니아 코리아 운영권을 나에게 맡긴 상황이었다. 그때 내가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현 머슬마니아 코리아 운영사를 프로모터로 소개했다. 내가 생각하는 머슬마니아 대회는 나이, 경력, 학연이나 지연 등에 관계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실력에 의해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나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 무거운 질문은 여기까지 하겠다. 머슬마니아 차이나를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 한국 협회에서 빠진 것이 더 글로벌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알다시피 중국 시장이 워낙 커졌다. 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살짝 흘렸을 뿐인데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필리핀의 프로모터들이 우리가 참가해도 되냐고 연락을 해왔을 정도다. 중국 대회를 준비하려는 상황에서 이미 아시아 대회가 돼버린 셈이다. 국내 선수들도 참가를 원하고 있는데, 협회에서는 '팀코리아' 허가 없이는 활동할 수 없다고 공표를 했다. 이에 나는 오히려 팀코리아 소속 선수는 거부한다고 했다. 우리 팀으로 구성해 갈 계획이다. 중국 대회가 끝나면 머슬마니아 태국 론칭도 준비할 것이다.

- 태국 대회라. 갑자기 든 생각인데, 태국은 트랜스젠더가 많은 국가다. 트랜스젠더가 여성 부문에 출전할 수 있나?
▲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법적 또는 도핑만 문제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그분들이 나오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태국 트랜스젠더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연봉이 억대 이상인데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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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맨'이란 수식어가 붙어 있다. 개인적으로 그 수식어에 대해 만족하는가?
▲ 처음에는 '세계챔피언에 올랐는데 징맨이 뭐냐?'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징맨이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다. 예전엔 덩치 큰 사람을 보면 '숀리야?' 했는데, 지금은 길가다가도 나한테 '뭐야, 저사람 자기가 징맨인 줄 알아' 이렇게 얘기를 한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까불지 마. 우리 형 징맨이다' 라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들었다. 큰 몸으로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수식어까지 생겼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타가 되면서 국민들이 피겨 스케이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듯이 이 분야에도 스타가 필요하다.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왔고 가능성을 열어둔 채 활동하는 중이다. 덕분에 요즘은 유흥가에도 함부로 못 나간다.

- 혹시 웨이터명에도 '징맨'이 있는 것 아닌가?
▲ 그렇진 않다(웃음). 술자리에 가면 사진을 찍어 달라는 사람들이 많다. 미팅자리에서도 부탁이 들어와 앞 사람에게 집중을 할 수가 없지만 다들 좋아하신다. 덩치가 큰 사람이 으스대기보단 예의를 갖추고 대하는 게 크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물론 안 찍어 줄 수도 없다. SNS가 무서운 것이 '그 사람 네 가지가 없네 뭐네' 하는 내용을 올리면 순식간에 더 와전돼 퍼진다는 점이다(웃음).

- 자신을 알리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느낌이다.
▲ 최근 여러 일이 겹치면서 수면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대회장에서도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고 올리느라 쉴 여유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팔로우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힘들어도 바로바로 찍고 올리고 해야 한다. 머슬마니아의 팬이 가장 많은 율리시스나 시메온 판다가 잘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뿐이다. 몸이 좋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입는 옷과 타고 다니는 차, 먹는 음식 등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 몸만 완성된 사람을 계속 보고 싶어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뤄진 클린핏 오픈행사가 7월 5일 일요일 2시에 열린다.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다과라도 즐기고 가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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