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알바, 자리가 없어요" 속 타는 대학생들

이진호 기자 2015. 7. 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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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최저임금 인상 움직임 영향 일자리 '급감'

[머니투데이 이진호 기자] [메르스·최저임금 인상 움직임 영향 일자리 '급감']

방학을 맞아 많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주들은 짧은 근무 기간과 함께 최근 메르스 여파 등을 이유로 고용을 꺼리고 있고 특히 최근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으로 인해 더욱 움츠러든 모습이다.

◇방학 알바, 자리가 없다 =대학생 허모씨(23·여)는 3일 "방학이 되자 (학생들이 몰려) 알바 사이트에서 원하는 것 만큼의 검색 결과가 안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한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에는 방학기간 아르바이트 구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다수다.

한 이용자는 "현실적으로 (알바를 원하는 이들은) 방학 한 대학생이나 2학기 복학생이 절대적으로 많을텐데 구하는 건 거의 다 최소 3개월 또는 6개월"이라며 "결국 단기행사를 뛰어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대학 졸업장 받으려고 안달인 세상인데 (알바 구인 회사들은) 대학생이라고 안 뽑는다"며 "이력서에서 대학교 재학을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7년간 요식업 등의 분야에서 매니저 업무를 맡았던 최모씨(30·남)는 "방학기간을 맞아 알바를 구하려는 대학생이 많지만 적지 않은 학생이 장기간 근무를 약속하고 방학이 끝난 뒤 '잠수'를 타는 경우가 생긴다"며 "또 일하는 도중에도 동아리나 학업을 이유로 근무시간을 조정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메르스 때문에 몇 주간 매출이 최악"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말해 방학기간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녹록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도 변수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도 아르바이트 수요자와 고용주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모씨(25·남)는 "내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반갑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오히려 지불이 힘들어져 무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시간당 5580원인 최저임금이 일각의 요구에 따라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업주들이 오히려 고용을 줄일 것 같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사업주 565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률과 고용계획'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중 '자영업자' 응답자 233명 중 절반이상인 52.8%가 최저임금이 오를 시 고용축소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빙·주방' 업종이 57.1%로 가장 높은 고용 축소 의사를 밝혀 대학생들이 주로 구하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대 앞 D주점의 박모 대표는 "1만원을 지불할 때 (아르바이트생들이) 그 만큼의 노동력을 지니고 있을 지 의문"이라며 "그 시급이면 차라리 내가 (점포를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고 있는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은 "(대학생들의 주요 아르바이트 일자리인) 요식업이나 서비스업 직군 소상공인의 경우 평균 1~2명 가량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되짚으며 "과연 이 비중이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이거나 점포를 꾸려가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규모 상인들이 출혈경쟁에 빠져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임대료 등 부담을 정책적으로 해결하고 자영업자들도 최저임금 기준선 이상 수준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과 대학생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반비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자리는 물론이고 정규취업 자리까지 축소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은 상태에서 대학생 아르바이트 구하기는 더 힘들어진다"고 내다봤다.

또 "최저임금 상승률은 반드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한다"며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균형적인 액수는 6000원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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