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찾지마세요"..전주시 한옥마을 '꼬치구이' 퇴출

입력 2015. 7. 3. 11:30 수정 2015. 7. 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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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이제 더는 저를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제가 설 땅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죠"

저는 지난해 가을부터 전북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 준 죄'밖에 없지만, 전주시가 전통문화에 맞지 않는다며 떠나라고 할 모양입니다.

저희도 저희지만 달콤하고 매콤한 닭꼬치, 쫄깃하고 담백한 문어구이 등 패스트푸드가 사라지면 어린 아이들이 엄마 치맛자락을 잡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닭꼬치·문어꼬치 등을 굽는 동안 냄새가 진동하고 위생도 취약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에 들어선 꼬치구이점들에 대한 영업취소 등 행정절차를 밟는다고 하네요.

'근거 없는 행정행위 없다'라는 말을 증명하듯 전주시는 이미 2011년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을 이전보다 더 강화했다고 합니다.

변경된 지구단위계획은 피자와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점의 전주 한옥마을 입점을 금지하고, 주막 처럼 전통 이미지에 맞는 상업시설만 부분적으로 허용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고유한 정체성을 살리고 급속하게 진행되는 상업화를 막으려고 관련 규정을 세게 한 것이라고 합니다.

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양수산부 등에 닭꼬치·문어꼬치 등이 패스트푸드인지를 질의했다고 합니다.

"지자체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답변을 들었지만, 시는 존치보다는 저희들을 내쫓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저희들의 반격에 대비해 변호사와 대학 교수, 담당 공무원 등이 모여 충분한 법규 검토를 한 결과라고 합니다.

시는 조만간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 변경(2011년 11월) 이후 입점한 꼬치구이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영업취소 대상을 선정하는 등 관련 행정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들도 할 말이 많습니다.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생겼으니까요. 그래서 시에 따지고 싶습니다. 온 가족의 생계가 달렸는데 아무런 상의도 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꼬치가게를 퇴출시킨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입니까. 또 허가를 내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돌연 허가를 취소하는 게 과연 신뢰받는 행정입니까.

19곳의 꼬치구이점들도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꼬치구이 연합회'를 결성해 부당함을 호소하겠습니다.

아울러 전주 한옥마을이 올해 11월 국제슬로시티 재인증 받는 것을 돕고자 간판을 한옥마을의 정취에 어울리도록 바꾸고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하는 등 자구노력도 할껍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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