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행..'힘 불끈' 보양식 빠지면 더위 먹어요

신익수 2015. 7. 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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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화엄동굴 찍고 향어백숙에 곤드레 나물밥충남 금산..이열치열 인삼어죽 한그릇에 금빛열차로

삼복더위, ‘보양’이 빠질 수 없는 법.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여 ‘빅3’ 여름 보양 대첩. 메인 코스는 당연히 원기 100% 충전해 주는 보양식이다. 여기에 여행 양념 한 큰 술, 힐링 숙소 두 큰 술 버무린다. 벌써, 힘 팍팍 솟는 느낌이 드신다고. 가보시면 더 놀란다. 가서, 드시라. 아니 즐기시라.

향어와 백숙의 하이브리드…강원도 정선

첫 보양, 백숙이다. 푹 고와 낸 백숙, 냄새만으로도 기운이 팍팍 돋는데, 아, 거기에 여름 강원의 별미, 향어를 곁들인다. 이름하여 향어백숙. 여기서 끝이 아니다. 거의 어죽급 국물은 또 어떤가. 20여종의 한약재를 탈탈 털어넣어 비린내를 절묘하게 잡아낸다.

향어백숙만 먹고 돌아오긴 섭섭한 곳이 또 정선. 늘 그렇 듯 2가지 필수 식도락 투어 코스가 있다. 하나는 정선의 구수한 향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곤드레 나물밥. 느끼한 참기름은 미안하지만 빠져주시라. 담백한 들기름에 잘 볶은 곤드레 나물을 섞는다. 딱 알맞게 뜸이 든 돌솥밥. 숟가락 푹 담아 서걱서걱 비겨낸 뒤 간장 고추장에 자박장까지 살살 버무려 준다. 과거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먹었다는데, 말도 안된다.

곤드레 나물밥
또 다른 하나는 콧등치기 국수.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윤후가 먹어 난리가 난 바로 그 국수다. 감자옹심이와 메밀국수를 섞어 쇠고기 육수에 끓인다. 면발이 쫄깃쫄깃해 호로록, 빨라들일 때 콧등을 팍 친다고 이름이 콧등치기 국수다. 개운하면서 감칠 맛 나는 국물도 일품.

보양식에 걸맞는 화끈한 여행 코스는 정선 화암 동굴이다. 화암 8경 중 4경에 당당히 올라있는 이 동굴. 천연 종유 동굴과 갱도를 이었는데 길이만 1803m에 달한다. 압권은 굴 전체가 테마형이라는 것. 당연히 그냥 둘러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역사의 장, 금맥 따라 365,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천연 동굴광장 등 5개 테마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끝이다.

아니 그냥 동굴만 보고 오라고? 천만의 말씀. 이 굴, 여름엔 트랜스포밍을 한다. ‘공포 동굴’로의 둔갑이다. 2007년 시작한 뒤 어김없이 7월이면 펼쳐지는 정선군의 장수 피서 프로그램. 이게 놀랍게도 인기 폭발이다. 기절초풍 한다는데도 여름 시즌에만 1만명 이상이 기절하러(?) 몰려든다.

공포체험 시간은 밤 7시께. 30분 간격으로 체험팀이 출발한다(하루 체험객 선착순 400명). 코스? 아, 차라리 말을 말자. 1803m 굴 곳곳에 처녀귀신, 저승사자, 늑대인간, 강시, 마녀로 특수분장한 귀신들이 총출동한다. 게다가 공포 하면 빠질 수 없는 ‘귀신 알바(아르바이트)생’ 숫자만 10여명. 랜턴 불빛 하나에만 의지한 채 호러존(공포존) 20곳을 모두 찍고 오는 게 미션이다. 심장 약한 매경 독자들을 위해 살짝 스포일러 팁. 가장 살벌한 구간, 계단을 내려가는 첫 구간 ‘역사의 장’이다. 뭐가 튀어나오냐고? 미안하지만 비밀이다.

▶ 정선 보양투어 즐기는 Tip

곤드레나물밥은 싸리골 식당(033-562-4554), 향어 백숙은 할머니 횟집(033-563-2785)이 유명하다. 숙소는 오토캠핑의 메카 망상 해수욕장에 도전해 보실 것. 화암동굴과는 차로 딱 10분 거리니, 동선을 잡기도 좋다. 캐러밴부터 롯지형까지 다양한 캠핑카 숙박시설도 다양. 화암동굴 여행 문의는 (033-562-7062).

인삼어죽과 도리뱅뱅이의 찰떡궁합…충남 금산

“산이 지극히 높아 들어갈수록 그윽하다”. 고려 문장가 이규보가 감탄한 곳 충남 금산은 이맘때 보양 투어의 메카다. 우선 보양의 끝판왕 인삼. 금산에서도 인삼약초거리가 중추다. 1500여개 점포가 밀집된 국내 최대 인삼약초 시장일 뿐 아니라, 전국 유통량의 70%를 맡고 있는 곳도 여기다. 사포닌 함량이 높고 약효가 높아 으뜸으로 치는 것도 모두 금산 인삼이다.

이 인삼을 푹 고아서 죽을 쑤어낸다면. 그 꿈의 보양식이 ‘인삼어죽’이다. 당연히 무더위에 지친 여름철 이열치열 음식의 종결자, 되시겠다. 삼이 섞여 전혀 비리지 않은 데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 게다가 알싸한 인삼향이 코끝을 톡톡 자극해 주는 맛도 색다르다. 어죽엔 빠질 수 없는 보양 민물고기들. 금강 상류의 맑은 물에서 갓잡은 쏘가리, 메기, 잉어, 붕어, 빠가사리(동자개) 등이 함께 들어간다. 인삼을 넣고 푹 고아낸 것만 해도 군침이 절로 넘어가는데, 여기에 수제비와 국수를 곁들여 걸쭉하게 끓여 냈으니, 그 맛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도 곁들여 담백함을 더한다. 강마을 천내리 일대에 인삼어죽마을이 있다.

어죽
인삼어죽과 찰떡궁합인 민물고기 요리가 또 하나 있다. 이름하여 도리뱅뱅이. 이거 끝내준다. 일단 팔팔 끓는 기름에 손가락 만한 피라미를 넣고 바싹하게 한 번 튀겨낸다. 이걸, 그냥 먹진 않는다. 고추장 양념으로 조려낸다. 매콤하고, 고소하고, 바삭한 환상의 조합. 민물고기를 꺼리는 분들도, 술술 잘만 드신다. 도리뱅뱅이, 이름은 놓인 모양에서 따온 말이다.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빙 둘러놓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천내리 토속음식인 어죽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 아, 여기서 꼭 곁들여야 할 것 하나 더. 상큼한 인삼향 녹아난 금산표 인삼주다. 오죽하면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때 세계 정상들이 “맛이 그윽하다”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고추 세웠을까.

이 일대 여행 코스는 다른 거 볼 것 없다. 무조건 ‘보양 기차’에 올라야 한다. 힐링열차로 뜨고 있는‘서해금빛열차’다. 이 열차, 그야말로 보양이다. 일단 앉는 기차 칸 중 하나가 온돌마루실이다. 절절 끓는 장수돌침대니 말 다했다. 심지어, 편백나무로 만든 실내등에 목침도 있다. 더 놀라운 건 옆칸. ‘족욕 카페’다. 원목으로 된 1인용 족욕칸에 딱 들어앉으면 끝. 온양온천에서 공수해 온 청정온천수에 발 푹 담그고, 반신욕 즐기다 보면 피로, 절로 풀린다. 그야말로 보양이다.

▶ 금산 보양식 즐기는 Tip

제원면 천내리·저곡리·용화리 일대에 산재한 식당 밀집 지역이 인삼어죽마을이다. 시탕뿌리(인삼어죽, 제원면 용화로, 041-751-1456) 마달피가든(041-754-7123) 용강식당(041-752-7693)이 유명하다. 금강 주변까지 편하게 갈 수 있는 서해금빛열차는 서울 용산역에서 오전 8시27분 출발, 수원역은 오전 9시 1분에 출발한다. 가격은 용산~익산 기준 2만7400원.

이색 보양 여행지 버킷리스트

1. 휴게소 보양의 메카

- 대전~통영고속도로의 인삼랜드휴게소. 인삼튀김에 인삼추어탕까지 특급보양식들이 즐비하다. 인삼 족욕까지가능한 힐링 휴게소로 뜨고 있다. 자연생태 수변공원에서 잉어먹이주기체험 등 어린 자녀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수 있는 것도 매력.

2. 힐링 녹차열차 ‘S트레인’

- 보양차, 녹차를 제대로 마실 수 있는 열차, S트레인. 이 열차엔 다례실이 있다. 온돌 형태로 만들어진 전통 다례실에, 좌식으로 앉아 차를 즐긴다. 차의 고장 보성군과 하동군이 직접 운영하는데, 보성녹차, 하동녹차 등 한국의 10대 명차까지 판매한다. 가야금 공연은 보너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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