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백종원이 멋진 셰프? 그냥 집밥 요리사쥬~

입력 2015. 7. 3. 10:18 수정 2015. 7. 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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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리에 별 관심없던 아내가 저녁 식탁에서 뜬금없이 백종원 간장을 준비했으니 맛 좀 보란다. 이제 웬만한 톱스타보다 더 유명해진 그 '슈거보이' 백선생께서 인기에 힘입어 간장 사업에까지 진출했나 싶었다. 외식 프랜차이즈로 크게 성공한 그가 식품 사업을 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을 일이다. 하지만 속 좁은 가장은 시샘에 눈이 멀어 "백종원 간장이라니, 너무 빠른 것 아냐" 툴툴 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 때는 몰랐다. 백종원 간장에 TV 프로그램 속 백종원 식 레시피를 따라해 만드는 집밥 브랜드 맛간장이었다는 걸.

요즘 TV 예능은 뇌섹남 셰프 전성시대다. 해외 유학파부터 자수성가형까지, 카리스마 독설가부터 자상한 매력남까지, 온갖 종류의 멋진 셰프들이 화려하고 세련된 쿡방으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안방을 호령하던 육아 예능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백의의 셰프들이 빈 자리를 채우는 중이다.

셰프란 용어 자체가 생소했던 게 불과 수 년 전 일. 지금은 고 앙드레 김 디자이너 마냥 외국 이름을 갖다 붙인 OOO 셰프, XXX 셰프들이 방송에 본격 진출해 본업과 부업을 헷갈리게 만들 정도다. 그들 덕분에 셰프는 이제 고급스럽고 우아한 선망 직업으로 손꼽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스타 셰프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논란과 화제를 만들어내는 국면에 접어들었으니까.

이런 뇌섹남 셰프들과 닮은 듯 전혀 다른 인물이 바로 백종원이다. 그는 자신을 "제가 뭐 별거 있나유. 걍 요리사쥬~"라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백 번 지당한 말씀이다. 백종원은 TV에 나와 음식을 만들 때 화려한 쇼(?)를 하지도 않고 분자요리의 '분'자 근처에도 안 간다. 설탕을 팍팍 치고 조미료의 힘을 믿는 모습이 쉐프란 이름과는 인연 없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 이 백선생, 그가 가르치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구수하고 정겹고 맛나 보인다. 기자의 아내처럼 요리와 담을 쌓은 가정주부조차 "저거 따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마력을갖춘 것이다. 역시, 우리네 입맛에는 쉐프보다 요리사가 제격인 것일까.

그냥 요리사일뿐인 백종원이 등장하는 프로들은 그 어느 쉐프들의 프로들보다 시청률에서 단연 앞서고 있다. tvN '집밥 백선생'의 경우 재방송으로 케이블 1위를 꿰차는 기염을 토했다. MBC '마이리틀텔리비젼'은 백종원 덕분에 사각지대 시청률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백종원의 레시피는 따라하기 좋으면서 맛내기도 편하다. 일반인이 흔하게 대하는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여름철 별미인 비빔국수, 잔치국수 요리 비법을 공개하며 국수와 곁들이기 좋은 냉동만두로 만들어낸 백종원표 '만두전'은 구미를 절로 당긴다.

또 타고난 가정주부였다는 그의 어머니께 전수받은 된장찌개 요리법도 눈과 귀, 코 그리고 입에 착착 감긴다. 어떤 된장찌개로든 변신할 수 있는 '만능 된장찌개 베이스'를 소개해 초보 주부가 중급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그의 센스다. 그 전에 밑반찬 편에서 선보인 '만능 간장'이 실제로 많은 시청자 밥상에서 사랑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다.

"폼나쥬?" "맛있쥬?" "따라 해봐유" 쉴 틈없이 터져나오는 입담과 함께 바삐 움직이는 칼날 아래서 맛깔진 음식을 쏟아내는 요리사 백종원. 쉐프보다 요리사가 훨씬 잘 어울리는구만유.[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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