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용수 "팬과 구단이 허락한다면, 도전하고 싶다"

임성일 기자 입력 2015. 7. 3. 08:57 수정 2015. 7. 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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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 장쑤 세인티의 러브콜을 받은 최용수 FC서울 감독. © News1 DB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최용수 감독은 말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자신의 의도가 달리 전달되는 게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을 닫지는 않았다. 2일 오전 자신의 중국행 가능성이 보도된 이후 최용수 감독은 쏟아지는 취재진과 지인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괜히 숨으면 또 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뾰족한 답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었다.

그날 오후 최용수 감독은 답이 쉽지 않은 이유를 꺼내 놓았다. 일단 중국 슈퍼리그의 제안이 들어온 것도 사실이고 진지하게 저울질하고 있는 것도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가족들까지도 궁금함에 전화를 걸어왔을 정도로 여전히 고민 중이다. 자신의 선택 이상으로 중요한 의지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복잡했다. 하나는 FC서울의 팬이고, 다른 하나는 FC서울 구단이었다.

뉴스1의 취재결과 장쑤 세인티가 제시한 조건은 일반적으로 전달된 것 이상이었다. 안팎의 보도에 따르면 장쑤는 최용수 감독에게 2년6개월 계약에 연봉 200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간은 맞다. 하지만 연봉 외 플러스알파가 있다. 실제로는 연봉 250만 달러를 제시했다. 더해진 50만 달러는 최 감독이 원하는 코칭스태프를 구성하라는 일종의 ‘덤’이었다. 최용수 감독도 인정했다.

사실상 거부하기 힘든 조건이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고민의 시간이 짧았던 것도 아니다.

장쑤 쪽의 제안을 최용수 감독이 직접 전해들은 것은 지난달 24일, 화성FC와의 FA컵 16강이 열리기 전이었다. 그리고 지난 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원정 경기를 앞두고는 FC서울 구단도 전후 배경을 파악했다. 고민의 시간이 열흘 가까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최용수 감독은 망설이고 있었다.

최 감독은 “시즌 중간에 예상치 못한 제안이 들어왔다. 일부에서 보도한 것처럼 확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아무 것도 결정한 것이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FC서울 사람이다. 그리고 FC서울 팬들에게 정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구단과 팬들이 나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줄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이 많다”는 뜻을 전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FC서울 맨’을 자처했던 최용수 감독이다. 지난 1994년 현재 FC서울의 전신인 LG치타스에서 프로에 데뷔, 그해 10골 10도움을 올리면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코치의 시작도 서울이었고 감독 데뷔도 서울이었다. 각별할 수밖에 없는 둥지다.

최용수 감독은 “내가 먼저 다른 팀을 알아본 것은 아니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기분은 좋은 일이다. 개인적으로 장쑤 구단이나 중국 쪽에 특별히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흐뭇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최 감독의 말마따나, 결국 ACL과 K리그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지도력을 보고 장쑤를 움직인 셈이다. 심지어 조건도 나쁘지 않다. 그 조건 때문에 오히려 망설이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나에게는 큰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돈 때문에 팀을 버린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는 뜻을 전했다.

더해 최용수 감독은 “돈은 아니다.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생활하는 것에 지장 없을 만큼은 가지고 있다. (제시 금액이)적은 것은 아니나 돈이 결정에 있어 절대 조건은 아니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은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분명히 밝혔다.

최용수 감독은 “나는 아직 젊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많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배워야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FC서울 구단과 팬들이 허락한다면, 정말 도전해보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결국 결정은 내려야한다.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행복한 제안에 괴롭게 고민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 ‘허락’된다면 ‘도전’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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