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모기 한 마리에 집착한 이유는?

장강훈 2015. 7.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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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포토]KIA 김기태 감독, 1회말 신종길 선두타자 홈런에 함박웃음
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와 한화의 경기 1회말 KIA의 선두타자 신종길이 중월 솔로홈런을 치자 김기태 감독이 밝게 웃으며 맞이하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거 잡아야 하는데.”

KIA 김기태 감독이 대화 도중 동작을 잠깐 멈췄다. 감독실에 모기 한 마리가 날아들었는데, 기필코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과거에 샤워하고 머리를 빗는데 모기 한 마리가 보이더라. 들고 있던 빗으로 내리쳐 모기를 잡았는데, 이후 며칠동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며 웃었다. 감독에게 가장 기분좋은 일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하루하루 치열한 승부 속에 살아가는 김 감독은 ‘모기를 잡으면 이긴다’는 징크스를 이어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모기의 행방을 쫓았다.

다른 감독도 마찬가지이지만, 김 감독도 징크스가 많은 편이다. 어떤 행동을 해 그날 경기 결과가 좋았다면,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징크스를 이어간다. 선수시절에는 매일 같은 스타킹이나 속옷을 입는 것은 당연하고, 전날 먹은 식사나 음료, 심지어 술의 양까지 정확히 맞췄다. 감독이 된 이후에는 징크스가 더 많이 생겼는데, 전날 자장면을 먹고 이겼다면, 질 때까지 매일 점심을 자장면으로 해결하는 식이다. 어떤 때는 음료 형태로 된 소화제를 먹고 경기에 이겨 속이 더부룩하지 않은데도 계속 소화제를 마시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한화와 경기를 치르면 항상 첫 경기 직전 김성근 감독을 찾아가 덕담을 나눈다. 홈 원정 상관없이 김성근 감독이 감독실에 혼자 있는 시간에 맞춰 방문한다. 김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 기가 좋으셔서 그런지, 첫 날 인사를 드리고 오면 이겼다”고 말했다. 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화와 홈 경기를 앞두고도 어김없이 은사를 찾아 덕담을 나눴다.

김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께서 갖고 계신 징크스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사람 기분이라는 게 참 묘해서 한 번 좋은 기억이 있는 행동은 자꾸 하게 되더라. 나도 모르게 징크스가 생겼다”며 웃었다. 모기 한 마리에도 의미를 담는 프로야구 감독들의 삶. 그래서 재미있고 또 그만큼 치열한게 아닐까.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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