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이후 日 자존심 소니가 살아나고 있다

도쿄 2015. 7. 3.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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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코리아 '위기'에서 배운다-현장에서 본 아베노믹스]<4>-1 기업의 눈으로 본 아베노믹스

[머니투데이 도쿄(일본)=오동희 기자] [[리스타트 코리아 '위기'에서 배운다-현장에서 본 아베노믹스]<4>-1 기업의 눈으로 본 아베노믹스]

"올해 TV 부문이 11년만에 흑자로 전환하고, 연결 기준 순이익은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적자에서 올해에는 흑자가 1조원(1400억엔: 한화 1조 2600여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종업원도 지난해보다 2배 더 뽑을 겁니다."

아베노믹스가 시작되기 전인 2012년 6월에 방문했던 일본 소니와 3년만에 다시 찾은 이 회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지난 16일 도쿄 미나토구 코난 2가 시나가와역 인근의 소니 본사. 20층짜리 건물의 아침시간은 한 때 경쟁자였다가 이제는 고객으로 바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보다 1시간 30분~3시간 정도 늦게 열렸지만 출근길의 직원들 표정은 3년 전보다 훨씬 밝아보였다.

아침 6시 30분에 출근하는 삼성의 임원들이나 통상 8시에 출근하는 삼성전자 직원들에 비해 늦은 오전 9시 30분 정도의 소니 본사 정문에는 한눈에 봐도 1000여명 정도의 직원들이 줄을 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본 기업의 특성상 '3개월 전'에 요청해도 힘든 인터뷰를 위해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무작정 본사를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3년 전 기업 적자에 빠져 있던 당시 사정상 인터뷰가 어렵다고 했던 소니 측 관계자는 이날 실명을 쓰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했다. 2명의 소니 본사 관계자와 진행한 40분가량의 인터뷰에서는 소니의 자신감과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가 묻어났다.

소니 관계자는 "아베노믹스와 소니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구체적 연관성은 단언하기 어렵지만, 일본 전체 경제가 호전되고, 정부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민간기업의 투자환경이 좋아져 소니에도 직간접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던 일본 대표 전자기업 소니가 올해 1조원 이상의 당기 순이익 흑자를 예상할 정도로 살아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기순손실이 2013년에 1284억엔, 2014년엔 1260억엔에서 올해는 플러스로 전환해 1400억엔의 흑자가 기대된다는 것.

소니는 작년 2월에 퍼스컴 사업에서 물러났고, 가전 TV 부문 조정하고, 비용 절감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10년간 적자를 내던 TV는 분사를 통해 올해 11년만에 흑자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것.

소니 본사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구조개혁을 통해 기업의 체질이 개선되고 튼튼해졌다"며 "앞으로 2~3년은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자사의 사업 중 스마트폰의 이미지센서와 배터리 사업 등 디바이스 사업에서 올해 1000억엔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며, 이 부문에 4000억엔의 시설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니 본사는 또 지난해 150명에 불과했던 신입사원 채용을 올해는 300명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이날 방문한 소니 본사 1층 로비의 전시관에는 사업재편 이후 소니의 미래 사업을 가늠해볼 수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3년전 3D TV를 중심으로 진열됐던 제품들은 카메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익스트림 스포츠용 카메라를 시연하는 오토바이에 장착된 소형카메라와 음향기기가 중심을 차지했다. 또 소니 카메라로 찍은 사진 전시회를 소개하는 전시물이 대부분이었고, TV로는 해상도 4K의 TV 한대만이 '가전 명가' 소니를 대변했다.

한편, 소니는 엔저로 인한 일본 기업의 수혜와 관련해선 국내에서의 시각과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다.

소니 관계자는 "아베노믹스의 여러 정책 중 표면적으로 의도하지 않았지만 엔저는 소니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되고 있다"며 "TV나 스마트폰, 게임기 등의 생산시설이 해외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천천히 진행됐다면 대응이 용이하겠지만 지난 1년간 정부 주도의 급속한 엔저는 순이익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일본)=오동희 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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