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떨어지고 닛산차 붙은 이미연씨 "서류에 학점란 없었다"

정재홍.최준호.신경진.예영준.채병건 2015. 7. 3.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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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 해외에 길 있다 <하> 스펙 버리고 미래 택한 그들해외 취업 이렇게 뚫었다

중국 다롄TV의 장혜수(27) 아나운서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선 스타 대접을 받는다. 거리에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적지 않고 방송국으로 팬레터가 오기도 한다. 다롄에서 열리는 한국 관련 행사나 국제 교류 행사의 진행은 대부분 그의 몫이다. 매주 1회 다롄TV에서 600만 다롄 시민에게 한국을 알리는 ‘중한(中韓)브리지’를 2년 반 동안 진행하면서 생긴 변화다. 100% 한국어로 진행되고 중국어 자막이 붙는 이 방송은 한류 붐에 인기가 높다.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해 ‘뽀뽀뽀’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가 되겠단 꿈이 있던 그는 40대 1의 경쟁을 뚫고 다롄TV 아나운서가 됐다. 처음엔 중국어 한마디도 못하던 그였지만 성실하게 일하니 시청률도 올랐고 상도 여러 번 받았다. 장 아나운서는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고 이렇게 보람된 일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일자리가 있다고 오라는 제의가 와도 사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일하는 성욱(37)씨는 30세에 대기업에서 나와 해외 취업을 택했다. 첫 취업지는 포르투갈 리츠칼튼 호텔. 월급이 80만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6년간 포르투갈·미국·카타르 도하·캄보디아·태국을 거쳐 중국까지 왔다. 그는 “중국 내 호텔 수요가 급증해 호텔이 매년 500개 이상 새로 생기는 만큼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중국 화장품 회사에 취직한 심길섭(31·대구대)씨는 2년간 한국 금융업체에서 일하다 상하이 웨이나화장품에 입사했다. 웨이나화장품은 중국 내에 4000개의 대리점이 있다.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남자가 무슨 화장품 회사냐는 편견도 있었지만 시장이 크고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중국이야말로 나와 꼭 맞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꿈을 펼치는 밀레니얼(Millennial, 1980~95년에 태어난 세대)도 적지 않다. 이미연(26·서울대 건축공학)씨는 지난해 10월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닛산자동차 연구소에 입사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등 20곳의 국내 기업에 입사 지원했지만 학점이 낮아 모두 탈락했다. 그러다 다른 대학에서 열린 닛산자동차 취업 설명회에 참가했다가 입사까지 이어졌다. 닛산자동차는 학점란이 아예 없었다. “인간을 편리하게 한다는 건축의 기본 개념을 자동차에도 접목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이씨는 현재 자동차 설계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경희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이나경(25)씨는 한국 기업들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불합격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 10월 일본 최대 온라인 서비스 기업 라쿠텐(樂天)에 합격해 이벤트 전략 기획을 맡고 있다. 이씨 외에도 한국인 대학 졸업자들이 라쿠텐에 들어갔다.

 일본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많은 것도 한국 젊은이들에게 유리하다. 아베노믹스로 침체됐던 일본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일본 구인·구직 사이트 마이나비의 김보경(30) 주임은 “일본에서는 단카이세대(團塊, 47~49년 출생 베이비붐 세대)가 정년 퇴직하며 신규 인력 수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 주임은 “일본 기업들이 참조하는 영국 QS 아시아 대학 순위에 따르면 경희대(37위)가 와세다대(44위)보다 순위가 높다”고 귀띔했다.

특별취재팀=워싱턴·새너제이·베이징·상하이·도쿄·자카르타=정재홍·최준호·신경진·서유진·정원엽·하선영 기자, 베이징·뉴욕·워싱턴=예영준·이상렬·채병건 특파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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