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매달려 가기 일쑤'..어느 청소부의 죽음

안지현 2015. 7. 2. 21: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화원 여러분들에 대한 얘기를 해드렸습니다. 더 험한 환경도 있습니다. 최근 한 환경미화원이 근무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청소차 뒤에 몸을 맡기고 이동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의 밀착카메라입니다.

[기자]

[주변 상인/사고 목격자 : 차가 막 달리는데 여기서 펑 소리가 나더라고요. 순간적으로 그것(스티로폼)을 잡으려고 이렇게 한 것이 뚝 떨어진 거죠.]

[임숙경/사고 목격자 : (운전자 같은 할아버지께서 나와서) 119 분들이랑 같이 보호하고 계시더라고요. 할아버지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요.]

사고 현장입니다. 여기 하얗게 표시된 부분이 바로 추락 지점인데요. 60대 환경미화원 최모 씨는 청소차 뒤에 타고 있다가 이곳으로 떨어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청소차 뒤 발판에서 수거하던 스티로폼을 잡으려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다른 청소차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 수거할 때 사용하는 발판입니다.

이렇게 폭이 좁아서 발이 겨우 올라갈 정도인데요.

올라서게 되면 별다른 안전장치는 전혀 없고 잡을 수 있는 건 두 개의 막대가 전부입니다.

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쓰레기를 차에 싣다 보니, 위험한지 알면서도 청소차 뒤에 매달려 가기 일쑤입니다.

[A씨/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는다든지, 조금씩 다치죠. 숨도 안 쉬고 해야 해요. 안 보고 던져야 해요.]

[B씨/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 우리는 시간과 싸움이기 때문에 보통 한 9시간 근무하는데 조수석에 탔다가는 해가 떠야 집에 가요.]

이들은 환경미화원 가운데서도 대행업체 소속입니다.

각종 쓰레기의 수집과 운반을 합니다.

[한 통에 100킬로 정도 돼요.]

아파트 쓰레기 수거도 이들 몫입니다.

아파트에서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를 이렇게 수거하게 되는데요. 2.5톤 트럭이 가득 차는 데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상가가 밀집한 골목 구석구석엔 가져갈 쓰레기가 놓여있습니다.

복지 역시 좋을 리 없습니다.

환경미화원의 휴게 공간입니다. 출근과 퇴근 시 이 공간을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안에는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는데 고개를 숙여야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데다 굉장히 비좁습니다.

일을 마치면 작업복은 금방 더러워집니다.

[조종남/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 너무 빨리 더러워지니까, 그런데 비닐이라 덜 더러워져요. 밑에는 지저분하잖아요. 앞치마 한 데는 좀 깨끗하고요.]

서울시 대행업체 환경미화원의 월 평균 임금은 250만원이 채 안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행업체는 늘 구직난에 시달립니다.

[환경미화원 대행업체 상무 : (결원이 생기면) 우리는 워크넷에 전부 다 내고 해도 도저히 안 와요. 와도 불용자원이 다 옵니다, 우리 같은 데는.]

모든 환경미화원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의 경우, 월 평균임금은 415만원에 정년도 보장됩니다.

이 때문에 채용 경쟁이 치열합니다.

지난달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치러진 체력검사장 열기가 뜨겁습니다.

[감독관 : 무릎을 땅에 댄다든지 하면 측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 모래 포대 하나가 20킬로그램에 달하는데 총 10개를 100초 안에 저 트럭으로 옮길 수 있어야 통과하게 됩니다.

[정경용/지자체 환경미화원 시험 응시자 : 다섯 번째 (시험을) 쳤습니다. 올해는 좀 통과했으면 좋겠습니다.]

합격하면 이들은 거리 청소를 하게 됩니다. 길 건너로 이들이 빗질해 모은 쓰레기를 대행업체 환경미화원들이 열심히 차에 실어갑니다.

여전히 청소차 뒤에 몸을 싣습니다.

직영과 대행업체의 환경미화원들.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들의 격차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